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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로나 면봉에 자동차 고착제를…유해성 긴급조사

<앵커>

자동차를 도색할 때 페인트가 차에 잘 붙도록 도와주는 화학물질이 있습니다. 그 물질 자체는 몸에 좋지 않은 것이라서 그것을 먹거나 마시면 안 됩니다. 그런데 그 물질로 코로나 진단검사용 면봉을 만든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사람 콧속에 깊숙하게 넣는 면봉에 과연 이런 화학물질을 써도 괜찮은 것인지, 식약처가 긴급조사에 나섰습니다.

유수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플라스틱 통에 담긴 노란빛 액체 속으로 수백 개 면봉이 담겼다 지나갑니다.

코로나 검사 면봉에사용된 차량용 고착제

통에 담긴 액체는 '자동차 보수용 프라이머'라는 화학물질.

주요 성분은 에틸벤젠, 톨루엔 등의 유독성 물질로 자동차를 도색할 때 페인트가 잘 붙도록 도와줍니다.

이 제품의 안내서에는 먹거나 마시지 말고 삼키면 유해하다고 적혀 있는데 면봉 제조공장 한편에 가득 쌓여 있습니다.

이곳은 코로나 검사용 면봉 제조회사의 하청업체인데 전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제품을 생산합니다.

[제보자 (전직 직원) : 코로나 때문에 반짝 떠서… 하루에 200만 개니까 월로 따졌을 때 4천만 개에서 5천만 개 (납품했어요.)]

자동차용 고착제는 면봉 플라스틱 막대기에 솜이 잘 달라붙도록 하는 데 쓰였습니다.

[제보자 (전직 직원) : 손톱으로 밀었을 때 솜이 쭉 밀려요. 안 밀리게 하려면 플라즈마라는 기계를 사야 해요. 검토했는데, 너무 비싸다고 해서 저희도 자동차용 고착제를 쓴 거거든요.]

코로나 검사용 면봉은 의료용 기기로 분류돼 있어 어떤 재료로 만드는지 식약처 인증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차량용 고착제 사용은 인증받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른 의료용 면봉 제조회사에 확인해보니 제대로 된 접착제를 쓰면 차량용 고착제를 쓸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청업체 대표는 차량용 고착제 사용 자체를 부인했고,

[하청업체 대표 : (원청회사) 그쪽에 가서 물어보셔야지… 우린 그런 파란색 통은 안 쓴 것 같은데….]

제조사 측은 모르는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원청업체 : 저희들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 만약에 화학물질이 나온다고 그러면, 샘플을 가져가서 맡긴대요.]

하지만 하청업체의 구매 내역을 보면 지난해 10월과 12월, 올해 2월까지 계속해서 차량용 고착제를 구매했습니다.

SBS 취재가 시작되자 식약처는 긴급 현장조사와 유해성 검사에 나섰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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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식약처 긴급조사…확인 내용은?

[유수환 기자 : 해당 코로나 검사용 면봉은 의료기기 2등급 인증을 받은 제품입니다. 솜과 접착제같이 사용되는 제품을 미리 식약처에 제출을 해서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지를 검사받아야 됩니다. 그런데 식약처는 이 문제의 면봉 제작에 자동차 프라이머, 즉 차량용 도색 고착제를 썼다는 제출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여기에 중금속이나 불순물 같은 것은 없는지, 또 세포 독성 검사를 통해서 인체에 안전한지 여부에 대해 식약처가 조사에 나섰습니다.]

Q. '프라이머' 사용 면봉, 얼마나 쓰이나?

[유수환 기자 : 먼저 이 제품을 납품받는 제조회사 대표 말 들어보시죠.]

[원청업체 대표 : 작년 상반기까지는 (전체의) 거의 90% (생산)했어요. 대구 터졌을 땐 저희가 다 했다고 보시면 되고, 지금은 50~60% 이상은 될 겁니다.]

[유수환 기자 : 실제로 저희가 업계 취재를 해보니까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면봉이 국내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 차량용 고착제를 쓴 하청업체는 이 업체에서 생산하는 물품의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Q. 인체 유해 가능성은?

[유수환 기자 : 저희가 여러 전문가에게 문의를 해 봤습니다. 일단 이 차량용 고착제라고 하는 물질 자체는 독성 물질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사용할 때도 환기가 잘 되면서 곳에서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한 상태에서 취급하라고 적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2차 가공으로 굳은 뒤에는 독성물질이 증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불안감이 생기지 않도록 이런 차량용 고착제 사용을 즉시 중단시키고 식약처 유해성 검사 결과를 빠르게 공개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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