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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QR코드 '백신 여권' 내놓은 중국…한국과도 도입 논의

[월드리포트] QR코드 '백신 여권' 내놓은 중국…한국과도 도입 논의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21.03.09 14:46 수정 2021.03.09 20:3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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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중국이 '백신 여권'을 내놓았습니다. 백신 여권은 백신을 맞은 사람에 대해 각국 정부가 격리 없이 국경 간 이동과 여행 등을 허용하는 제도입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판 '백신 여권'인 '국제여행건강증명(國際旅行健康證明)'을 중국 메신저인 위챗(Wechat)과 연결된 미니 프로그램으로 어제(8일) 공식 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중국판 국제 여행 건강 증명 전자서류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한 지 하루 만입니다.

송욱 취재파일용 백신여권 송욱 취재파일용 백신여권 송욱 취재파일용 백신여권
건강 증명에는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 있도록 암호화된 QR코드가 들어 있습니다. 인증 화면에는 핵산 검사와 혈청 항체 결과와 함께 어떤 종류의 코로나19 백신을 언제 접종했는지 표시됩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 측이 제공한 보안키로 QR코드 내 정보를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오 대변인은 "앞으로 국제 인사 교류에서 건강 요소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가까운 장래에, 점점 더 많은 나라들이 중국과 건강 증명을 상호 인정하면서 질서 있는 교류를 촉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이런 발 빠른 움직임은 '백신 여권' 논의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G20 정상회의에서 국가 간의 편리한 왕래를 위해 "QR코드 방식의 건강 코드를 상호 인증하는 시스템에 많은 나라들이 참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개인의 동선을 확인하고 격리 여부를 표시하는 위챗 미니 프로그램 '젠캉바오(健康寶)'를 만들었습니다. 지금도 건물 출입이나 지역 이동에 있어 젠캉바오의 QR코드 인증은 필수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중국판 전자 백신은 자신들의 방식을 국제 표준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입니다. 또 중국은 내년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있습니다. 선수단과 관중뿐 아니라 대회 관계자들의 교류를 위해 백신 여권은 중요한 수단입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
백신 여권에 대한 구상은 유럽연합(EU)에서 먼저 시작됐지만, 도입에는 아직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관광이 주력인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은 백신 여권의 신속한 도입을 주장하는 반면, 독일과 프랑스 등은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다만, 일부 국가는 백신 여권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지난 1월 말 세계에서 처음으로 '백신 접종 증명서'를 발급하기 시작했고 백신 접종률이 높은 이스라엘도 디지털 백신 접종 증명서인 '그린 패스'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우선 홍콩과 마카오를 대상으로 백신 여권 시범사업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인민대표대회 홍콩 대표인 훙웨이민(洪为民)은 최근 중앙정부에 중국과 홍콩이 인정하는 백신 여권을 도입해 백신을 맞은 홍콩인의 중국 입국 시 격리를 면제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왕이 외교부장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다른 나라들과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상호 인증을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중국의 제안을 받아 검토 중에 있습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왕이 부장 제안대로 여러 가지 소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송욱 취재파일용
문제는 백신 여권의 상호 인증입니다. 백신 여권은 결국 백신의 효능에 대한 상호 인증을 뜻합니다. 시노팜, 시노백 등 중국 백신에 대해 아프리카와 남미 국가 등은 사용승인을 내줬지만, 한국과 미국, 주요 유럽 국가는 긴급사용승인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도 화이자 등 다른 나라 제약사들이 만든 백신에 대한 사용승인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가오푸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주임은 국가 간 백신 접종 상호 인증은 복잡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현재 상황에서는 백신 여권의 도입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브리핑에서 "현재 허가된 코로나19 백신의 면역력이 얼마나 오래가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며 " 특정 이유로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사람들이 불공평한 대우를 받게 하고, 현 체제 속의 불평등과 불공정을 더 가중시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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