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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 서고, 문 열면 뛰고…'명품 오픈런' 조직 있었다

<앵커>  

명품을 사기 위해서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남들보다 먼저 명품 사려고 이른 시간부터 백화점 앞에 줄을 서는데, 한정판이나 새로 나온 물건은 꼭두새벽부터 나와서 기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이런 일들은 대부분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먼저 하정연 기자가 그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명품 오픈런에 줄 서줄 사람을 구한다는 글입니다.

줄서기 아르바이트를 대거 고용해 명품 싹쓸이에 나선 전문 업자들이 낸 광고들인데요.  

이러한 작업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지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구직 사이트를 통해 오픈런 아르바이트를 지원하자마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특정 명품 브랜드 제품을 산 적이 있는지부터 묻습니다. 

[명품 구매대행 업자 : 물건 산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여태 동안요?]

1인당 구매 가능 횟수가 정해져 있어서 그걸 확인하는 겁니다.

전화면접을 통과하자, 새벽 다섯 시 반에 서울의 한 백화점에서 줄을 서란 지시가 내려옵니다.

취재진은 신문지를 깔고 땅바닥에 앉았는데, 방한복으로 중무장하고 낚시 의자까지 챙긴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날이 밝고 백화점 개점 시간이 다가오자 줄은 더 길어지고, 대기 순번을 두고 자리싸움까지 벌어집니다.

[뒤에 있는 분이 증인이 됐는데 왜 안 해줘요? (번호 수정은 따로 안 됩니다. 순번은.) 그럼 어떡하느냐고요, 계속 기다렸는데. (저한테 화를 내시면 어떡하세요, 고객님.)]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순번이 밀리자 지켜보던 업자들이 나타나 거세게 항의한 겁니다.

[소비자 : 아르바이트를 그냥 조종하는 건데 늦게 와도 먼저 자리 깔아두고 여기 앞에 서라, 저기 앞에 서라, 새치기도 많고. 시민들이랑 그런 걸로 마찰이 많은 거 같아요.]

개점 시간이 다가오자 줄을 선 취재진에게 업자가 다가와 사야 할 품목을 일러주고 카드와 휴대전화를 쥐여줍니다. 

[명품 구매대행 업자 : 번호 같은 것도 외우실 수 있죠? 이제 그 전화 쓰시면 안 돼요. 카드가 있어야 의심을 안 하거든요. 신분증 보여달라고 안 하고.]

백화점 문이 열리자마자 오랜 시간 줄을 서 번호표를 손에 쥔 사람들이 명품 매장으로 몰려들어 갑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김남성, 영상편집 : 이승진,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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