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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밟힌 고향, 눈물 흘린 미얀마인…"한국이 도와달라"

<앵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에 머물고 있는 미얀마 사람들이 오늘(8일) 여의도 국회를 찾아가서 비극을 멈추는 데 한국이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들은 군부의 잔혹한 폭력 앞에 민주주의가 짓밟히는 고향 모습을 보면 가슴이 무너진다고 말을 합니다.

김상민 기자가 그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재한미얀마인들이 국회까지 찾아간 건 절박함 때문이었습니다.

외교 관계를 중단하고 군부에 자금을 대는 미얀마 기업과의 협력도 멈춰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카잉카잉모택/재한미얀마인 : 내가 여기 있으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살 수가 없는 거예요. 아무것도 안 하고 살 수 없다 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지난 2015년 사상 첫 자유선거에 실낱같은 기대도 걸어봤지만, 불과 5년 만에 민주주의의 싹이 짓밟히는 고향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미어집니다.

[피에표/재한미얀마인 : 대학 가는 길이 아, 지금은 이 길이 뭐냐. 이건 우리 도시냐. 도시 아니다. 전쟁 벌어지는 도시처럼 보이기 때문에….]

[카잉카잉모택/재한미얀마인 : 아버지가 아들이 죽어갔던 확인서를 들고 있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래도 민주화의 대선배인 한국에 희망을 걸고 싶다고 말합니다.

[카잉카잉모택/재한미얀마인 : 광주, 미얀마 사진 두 개를 비교해서 올려놓은 사진들이 많아요. 한국이 그렇게 했던 것처럼 우리도 하자, 라는 마음으로….]

안타까운 희생이 이어지는데도 시위에 나가는 동생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피에표/재한미얀마인 : '형, 나 오늘은 시위대 가고 싶다'(라고 동생이 말해서) 가라고 제가 말했어요. 만약에 네가 안 가면 힘이 한 명 빠지잖아….]

친구와 가족이 목숨 걸고 찍어 보낸 영상을 널리 알리는 게 시위 대열에 함께 서지 못한 미안함을 달래는 길입니다.

[카잉카잉모택/재한미얀마인 : 저는 원래 피 같은 거 못 봐요. 근데 지금은 끝까지 봐요. 봐야 이걸 잊지 못하고, 그걸 계속 끝까지 봐야, 우리가 감정을 잊으면 안 되잖아요.]

(영상취재 : 김세경·김승태·최대웅,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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