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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과학화 철책' 10km 먹통…한눈팔면 '경계 실패'

<앵커>

최근 북한 남성이 헤엄쳐서 내려온 걸 우리 군이 놓친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전방 경계망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센서와 CCTV가 설치된 최전방 철책 가운데 한 10km 정도는 감시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2016년 10월 모든 최전방 철책에 구축된 과학화 경계 시스템의 핵심은 광망, 즉 광케이블 철책망과 감시 카메라의 조합입니다.

광망에 일정 수준 이상 힘이 가해지면 감시 카메라가 이를 찍어 상황실로 영상을 전송하는 방식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8월 폭우와 태풍으로 전방 과학화 경계 철책 약 17km가 유실됐습니다.

육군은 국정감사에서 모든 구간을 연말까지 복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현재 연천 5사단 4.5km, 화천의 7사단과 15사단 2km, 최근 헤엄 귀순자가 발견된 고성 22사단 수백 미터 등 모두 10km 구간의 과학화 철책이 여전히 복구가 안 된 걸로 확인됐습니다.

장병이 한 눈 팔면 언제든 경계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입니다.

육군은 지난해 9월 말부터 예산을 배정받아 복구 절차를 진행 중인데 코로나19 상황과 혹한기가 겹쳐 공사에 차질을 빚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관련 업체들의 설명은 다릅니다.

['과학화 철책' 업체 관계자 : 천재지변이 난 거고, 다른 데도 아니고 철책이 뚫린 거잖아요. 어디서든 예산을 따내서 빨리 할 수 있는 업체한테 줘야 하는데, 지금 하는 거 보면 어떤 업체는 손으로 광망을 짜고 있고 가관입니다, 가관.]

시급한 공사인데도 군이 일반적인 복구공사 절차에 따라 안이하게 대응한 측면이 있다는 겁니다.

육군은 SBS 취재가 시작되자 5월 말까지 대부분 구간을 복구하고, 유실이 심한 5사단은 7월까지 공사를 끝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정성훈, CG : 장성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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