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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코로나도 결국 '관계'...앞으로 올 사랑

[북적북적] 코로나도 결국 '관계'...앞으로 올 사랑
[골룸] 북적북적 282 : 코로나도 결국 '관계'...앞으로 올 사랑 – 정혜윤 지음

우리는 늘 상황을 잘 읽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 순간을 살아내느라 정신이 없다. 의미는 얼마 뒤에야 따라온다. 지금이 바로 그런 순간이다.
-『앞으로 올 사랑』 서문 中


그 순간을 살아내느라 정신이 없어서 의미를 읽어내지 못하는 바로 그런 순간. 코로나19로 많은 것을 잃은 지 1년이 넘었습니다. 오늘은 그 사이 우리가 당황해서 놓치고 있던 것, 그런데 놓치면 안되는 것, 그리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소개하려 합니다.
책 제목은 '앞으로 올 사랑' 이에요. 부제는 '디스토피아 시대의 열 가지 사랑이야기'. 열렬한 고정 팬을 확보하고 있는 정혜윤 작가의 책입니다. 정혜윤 작가는 CBS 라디오 피디로, 『삶을 바꾸는 책읽기』,『뜻밖의 좋은 일』, 『아무튼, 메모』, 르포르타주 『그의 슬픔과 기쁨』 외에 여러 책을 썼습니다.

'앞으로 올 사랑'이라는 제목을 한 번 봐서는 내용이 쉽게 예상되지 않습니다. 제목을 다시 한 번 뜯어 볼까요. '앞으로 올', '사랑', 지금이 아니라 앞으로, 미래에, 인간이라는 '종'을 넘어, 지구 안의 모든 존재를 존중하고, 그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넓은 사랑. 이 책은 그동안 우리가 알려고 하지 않거나, 알면서도 모른 체 해왔던, 어떻게든 미뤄두고 싶어 했던, 인간과 자연, 그 속의 동물들, 모든 존재들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천지 사방에서 육체의 온도를 재고 있을 때 나는 영혼의 온도를 생각하고 있었다.'고 썼습니다. 저자는 우리가 겪는 문제들은 결국 '관계의 문제' 라고 말합니다. '코로나 시대는 그 관계 안에 우리가 거의 생각하지 않고 살았던 박쥐나 야생동물, 자연도 포함된다는 것을 알려준 셈이다'라고요. 정혜윤 작가는 지난 해 봄부터 코로나를 공부하고 현장을 취재하면서, 이 얘기는 지금 꼭 해야 한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다고 합니다. 코로나19라는 전지구적인 전염병과 기후 위기를 한꺼번에 체험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이야기를 미루지 않고 해야만 한다고요. '아직 오지 않았지만, 가능성은 나타난, 앞으로 올 사랑'에 대해서 말입니다.

우리는 이런 이야기에서 미미하게나마 우리를 둘러싼 관계망을 감지한다. 조금이나마 우리가 어떻게 연결 되었는지를 알게 되고, 그 안에서 나의 삶도 보이고, 타인의 삶도 보이고, 동물의 삶도 볼 수 있게 된다. "인간과 고릴라, 말과 다이커영양과 돼지, 원숭이와 침팬지와 박쥐와 바이러스 … 우리 모두가 하나"라는 것은 상징적인 말이 아니다.
…(중략)…
다행히 우리에게는 무엇을 할 힘과 무엇을 하지 않을 힘이 다 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무엇을 하는 순간은 무엇을 하지 않는 순간이고, 무엇을 하지 않는 순간은 무엇을 하는 순간이다.) 무엇을 하는 힘과 무엇을 하지 않는 힘, 이 둘을 합하면 능력이다.
-『앞으로 올 사랑』, '둘째 날, 쓴맛을 본 뒤 결실을 맺는 이야기' 中


독자는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 침팬지와 박쥐와 닭과 소, 인간이 가혹하게 괴롭혀온 수많은 인간 아닌 '종'의 자리에 자신을 놓고 생각해 보게 됩니다. 지독히 이기적인 인간의 관점을 넘어 외계인의 눈으로 지구의 상황을 바라볼 기회를 갖습니다.

이성적이란 것은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본다는 것이고 미래와 공동체를 위해 지금 당장 자신의 이익에 반하는 것을 받아들일 줄도 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그들이 생각하는 지적 생명체의 의미였다. 외계 탐사대원은 지구에 지적 생명체가 있다는 추측을 재고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중략)…
나중에 올 사람들이 겪을 일을 알고도 모르는 척 방치하고 그들의 희망을 미리부터 갉아먹고 그러고도 수치심 없이 살 수 있을까?
-『앞으로 올 사랑』, '여덟째 날, 농담이든 뭐든 재미난 이야기' 中


인간을 재평가하고 관점을 재조정해야 하기를, 방향성을 바꿔 성장이 아닌 장기적 생존을 위해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저자는 당부합니다. '인류가 공통의 위기에 처해 있으므로', '지금 우리가 사랑의 힘으로 하는 일은 크고 중요할 것'이라고요.

흑사병 시기의 인문학자인 보카치오의 책 『데카메론』에서 형식을 따온 이 책에는 데카메론처럼 첫째날부터 열째날까지 열흘치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 열 가지 이야기 속에는 수십 권의 책, 수십 명의 인물이 소개됩니다. 자신의 삶을 미래와 연결시켰던 사람들, 관점을 바꾸고, 나를 바꿨던 사람들. 그 이야기를 『앞으로 올 사랑』에서 만나보세요.

*출판사 '위고'의 낭독 허락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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