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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소화전 물 빼놓고 감지기 먹통…주민 불안

<앵커>

한국전력에서 위험물을 보관하고 다루는 자재검사처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설이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겨울이면 소화전 물을 아예 빼놓는다는데 최선길 기자가 소방당국과 함께 확인해 봤습니다.

<기자>

밸브를 열어도 물 한 방울 나오지 않는 소화전. 다른 소화전은 소방 호스마저 뽑혀 있습니다.

모두 소방법 위반입니다.

화재 초기 진화에 필수적인 소화전을 사실상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린 이곳은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한국전력 자재검사처입니다.

진짜 문제는 이 자재검사처가 화재 위험에 크게 노출된 곳이라는 데 있습니다.

기름과 폐전선 같은 가연성 물질이 많이 쌓여 있어 한 번 불이 나면 대형 화재로 번질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 제보 내용은 화재 위험성이 높아지는 겨울마다 고의로 소화전 물을 빼 왔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배관 동파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SBS 취재가 시작되자 관할 소방서가 현장조사에 나섰습니다.

조사 결과 제보 내용은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소화전 물을 비운 것뿐만 아니라 화재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서강민/경기 의왕소방서 특별조사팀장 : 사람이 직접 (소화전 스위치를)껐으니까 문제가 되는데, 그 행위를 한 사람이 누구인지는 사법 수사로 인해서 밝혀질 사항입니다.]

주민들은 불안을 호소합니다.

[인근주민 : 당연히 걱정되죠. 주민들한테 공지를 좀 하고 또 그것에 상응하는 안전대책을 세운 다음에….]

한전 측은 잘못을 인정하고 현재는 "보완 조치를 마쳤으며 원인을 조사해 재발방지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소방당국은 한전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조사를 마치는 대로 관계자 고발 등의 추가 조치를 취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소지혜,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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