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카메라, 연간 21만 회 오경보"…"근무 때 노이로제"

군 당국, 긴급 현장 실태조사 착수

<앵커>

지난달 동해안에서 북한 남성이 헤엄쳐서 귀순한 사건 이후 우리 군의 경계시스템에 대한 지적이 나왔죠. 해당 사단의 한 감시카메라는 1년에 21만 번이나 오경보를 울린 것으로 확인됐는데, 다른 부대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어서 군 당국이 긴급 실태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전방 철책에 감시카메라를 촘촘히 설치한 과학화 경계시스템.

수상한 움직임을 감지하면 소초 상황실 모니터에 경고음과 경고 신호를 띄웁니다.

문제는 너무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육군 자체 조사 결과, 헤엄 귀순 사건이 터진 22사단의 한 감시카메라는 1년 동안 21만 번이나 경고신호를 냈습니다.

하루 575번, 시간당 24번꼴로 울린 셈인데, 거동 수상자는 없었고 대부분 거센 바람에 반응한 사실상 오경보입니다.

22사단 전체적으로는 카메라 1대마다 평균 하루에 200번, 연간 6만 번 이상 오경보를 울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초 상황실 한 곳이 이런 카메라 9대를 관리하니 밤낮없이 경보가 울리고 있습니다.

군 경계 시스템, 카메라 1대 연간 21만회 오경보 (자료화면)

[감시병 출신 전역자 : 이벤트(경고 신호)가 1분에 한두 번씩은 계속 울리고, 저희가 그걸 일일이 사실상 다 볼 수 없는 노릇이고요. 근무 설 때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습니다.]

지난해 7월 강화도 배수구 월북사건, 4개월 뒤 북한 체조선수 출신이 22사단 철책을 타고 넘은 귀순사건에서도 과학화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국방부 조사 결과 과학화 경계시스템이 구축된 2016년 10월부터 3년간 고장 건수는 5천225건입니다.

문제가 된 22사단도 700건에 육박했습니다.

군은 중장기 대책만 만지작거리다 뒤늦게 어제(2일)부터 국방부, 합참, 육군본부, 방사청 합동으로 긴급 현장 실태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나흘 동안 22사단 등 동부전선 일대를 조사하는데, 근본적인 대책이 나올지 지켜볼 일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