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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간 21만 회 경고음"…"계속 울려 노이로제"

<앵커>

지난달 동해안으로 내려온 북한 남성은 감시 장비에 여덟 차례 포착됐지만, 우리 군은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특히 경고음이 두 차례나 울렸는데도, 잘못 울린 건 줄 알고 그냥 꺼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희 취재 결과 해당 사단의 감시 카메라는 1년에 21만 번이나 경고 신호가 잘못 울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너무 민감해서 날아가는 새나 바람에도 경고음이 계속 울렸던 겁니다.

먼저 곽상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강원도 고성에서 북한 땅과 마주하는 육상 30km, 해안 70km가 22사단의 책임 경계 구역입니다.

지난 2016년 과학화 경계 시스템 도입으로 이 100km 철책에는 장병 대신 감시 카메라가 촘촘히 설치됐습니다.

수상한 움직임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소초 상황실 모니터에 경고음과 경고신호를 띄웁니다.

문제는 너무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육군 자체 조사 결과 이번 헤엄 귀순 사건이 터진 22사단의 한 감시 카메라는 1년 동안 21만 번이나 경고신호를 냈다고 군 고위관계자는 전했습니다.

하루 575번, 시간당 24번꼴로 울린 셈인데 거동 수상자는 없었고 대부분 거센 바람에 반응한 사실상 오경보입니다.

22사단 전체적으로는 카메라 1대마다 평균 하루에 200번, 연간 6만 번 이상 오경보를 울린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초 상황실 한 곳이 이런 카메라 9대를 관리하다 보니 밤낮없이 경보가 울렸다고 합니다.

[감시병 출신 전역자 : 이벤트(경고 신호)가 1분에 한두 번씩은 계속 울리고, 저희가 그걸 일일이 사실상 다 볼 수 없는 노릇이고요. 근무 설 때 노이로제가 걸릴 것 같습니다.]

감시병들은 모니터를 주시하기보다 오경보 뜬 장비를 껐다 켜기를 반복하기 바빴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3일 국회 국방위원회) : 오경보를 얼마나 많이 하는지 아세요? 이거는 소프트웨어, 알람(경보)을 울리는 소프트웨어 설계가 애초에 잘못돼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달 16일 북한 남성은 감시 장비에 8번 포착되고 2차례나 경고음이 울렸음에도 군사분계선 남쪽 9km까지 무사통과했습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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