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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독점 노선↑…운임 인상 우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합병 시, 독점 노선↑…운임 인상 우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이 넉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합병 시 운항 점유율이 50% 이상인 국제선 노선이 32개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에는 인천발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파리행 등 주요 핵심 노선이 다수 포함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상혁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등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운항하는 전체 143개 국제선 가운데 양사가 통합했을 때 점유율 50% 이상인 노선은 전체 22.5%인 32개로 집계됐습니다.

앞서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지난달 2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천공항 기준 양사의 여객 슬롯 점유율은 38.5%"라며, "독과점으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었습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우 사장 주장은 시간대별 점유율일 뿐, 노선별 운항편수로 따지면 독과점 우려가 있는 노선이 상당히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독과점이 우려되는 노선 가운데 상당수는 장거리 알짜 노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 인천에서 출발해 미국 LA, 뉴욕, 시카고, 스페인 바르셀로나, 호주 시드니, 캄보디아 프놈펜, 팔라우행 7개 노선은 양사를 합친 점유율이 100%에 달했습니다.

그밖에 인천발 미국 호놀룰루, 이탈리아 로마, 태국 푸켓, 인도 델리행은 점유율이 75%를 넘었습니다.

이처럼 노선 점유율이 높아질 경우, 운임이 인상될 거라는 우려도 나옵니다.

국토교통부는 운임 제한으로 통합 항공사가 운임을 인상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항공권 가격은 운임 상한의 30% 수준에 불과해 운임 상한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박상혁 의원은 "양대 항공사 통합에 따라 독과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주 5개 노선을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 항공권 최저가는 국토부가 정한 운임 상한의 31~42%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운임을 법적으로 최대 3배 이상 올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점유율이 대한항공 64%, 아시아나항공 36%인 인천발 뉴욕행 노선은 일반석 기준 운임 상한이 476만 9백만 원인데, 지난 21일 기준 최저가는 170만 6백 원에 불과했습니다.

운임을 3백만 원 이상, 지금의 2.8배 이상 올려도 국토부가 정한 운임 상한에 저촉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 외, 인천발 LA행 노선 운임은 상한이 349만 2천 원인데 최저가 140만 6백 원, 인천발 시애틀행은 349만 2천2백 원에 109만 6백 원, 인천발 애틀랜타행은 476만 9천 원에 200만 6천9백 원, 인천발 시카고행은 460만 5천7백 원에 155만 6천9백 원이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운임 상한이 실제 항공권 가격보다 최대 3배 이상 높아, 현실적으로 항공사 운임을 올릴 여지는 충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대한항공이 곧바로 운임을 직접 올리지 않더라도, 할인율과 구간별 좌석 수 조정 등을 통해 실질적 운임 인상은 추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이미 지난해 12월 추가 요금을 내고 비상구 좌석 등을 선점할 수 있도록 하는 일반석 차등 요금제를 도입했는데, 일각에서는 이를 통해 사실상 운임을 인상한 것이란 지적도 나왔습니다.

박 의원은 "독과점 노선에서 대한항공이 사실상 가격결정권을 가지는 셈"이라며, "운임 상한제만으로는 통제가 불가능해 국토부 차원의 시장가격 조사·분석과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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