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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이름 공모한다더니…원래 이름이 당선작?

<앵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새 사업을 추진하거나 시설을 단장하면서 그 이름을 공모하고는 하는데요, 시민들에게 새 이름 지어달라고 해놓고 원래 불리던 이름을 당선작으로 정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정준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노원구의 산책로인 경춘선숲길.

지난해 11월 노원구청은 소정의 상금을 걸고 이곳에 지을 미술 전시관의 정식 명칭을 공모했습니다.

그동안은 임시로 '경춘선숲길 갤러리'로 불렸습니다.

400명 가까이 응모했는데, 3명이 공동수상한 최우수상은 가칭과 똑같은 '경춘선숲길 갤러리' 였습니다.

[노원구청 관계자 : 이 명칭(경춘선숲길 갤러리) 제외한다라는 그런 제한이 없다 보니… 이 명칭 이상으로 좋은 다른 제안이 심사 과정에서 없다고 판단이 돼서 (선정됐습니다.)]

이럴 것이면 왜 했나 하는 공모전은 또 있습니다.

총상금 1천200만 원을 내건 서울 '용산공원'의 새 이름 짓기.

1만 명 가까이 응모했는데, 지난달 심사위원 평가 등을 거쳐 최종 선정된 새 이름은 원래대로 '용산공원'이었습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 : '용산공원 그대로 쓰는 게 좋다'라는 의견이 있기 때문에 (최종 결정됐습니다.) (온라인) 투표 결과나 그런 것들은 공개되진 않았고요.]

'부산 북항재개발 2단계' 사업 공모전도 마찬가지.

'센트럴베이'라는 이름이 대상 없는 우수상을 탔는데, 정작 센트럴베이는 지난 2008년 1단계 사업 때 쓰던 공식 명칭이었습니다.

경력을 쌓기 위해 아이디어 노트까지 만들어 도전한 응모자는 허탈할 뿐입니다.

[북항재개발 명칭 공모전 응모자 : 일주일 정도 계속 퇴근하고 생각해보고 첨삭할 거 있으면 첨삭하고 (준비했는데…) 좀 (결과) 보고 많이 어이없어했죠.]

주최 측은 하나같이 응모할 수 있는 이름에 제한이 없었다고 해명하지만, 쓰던 이름을 계속 쓸지 별 고민도 없이 공모전을 연 것은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최은진,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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