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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빈털터리' 회장님의 '1,800억 원' 재단 재산을 공개합니다

[취재파일] '빈털터리' 회장님의 '1,800억 원' 재단 재산을 공개합니다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관련 재산 추적①

김관진 기자 spirit@sbs.co.kr

작성 2021.02.28 10:02 수정 2021.03.06 11:3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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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빈털터리 회장님의 1,800억 원 재단 재산을 공개합니다
『SBS 끝까지판다팀은 지난 1월 19일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이 설립한 기독교횃불재단의 재산 내역을 최초로 공개했다. 끝까지판다팀은 보도 직전까지 최 전 회장 측에 질문을 하기 위해 수십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도 들을 수 없었다. 최 전 회장은 보도 이후에야 취재기자가 아닌 '신도'를 상대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취재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은 여전히 없었다. 끝까지판다팀은 [취재파일]을 통해 최 전 회장 관련 재산 내역을 다시 한번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새로 취재한 내용도 보도한다.』

'미납 추징금 1,500억 원' 몰락한 재벌의 여전한 호화생활…배경엔 직접 만든 '횃불재단'

요즘 젊은 세대에게 최순영이란 이름 석 자는 낯설다. 하지만 1980~90년대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최순영 전 회장은 그 시절 그야말로 뜨거운 인물이었다. 당시 최 전 회장이 이끌던 신동아그룹은 대한생명 등 22개 계열사를 거느렸고, 1985년 우리나라 대표 마천루인 63빌딩을 건설하는 등 위세를 떨쳤다. 그리고 그 뜨거운 위세만큼 몰락의 길도 요란했다. 신동아그룹은 1997년 외환위기의 여파로 해체됐는데, 이 과정에서 최 전 회장은 2천억 원대 외화를 밀반출한 혐의 등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법원은 이후 2006년 최 전 회장에게 징역 5년과 함께 추징금 1천574억 원을 확정 판결했다. 하지만 최 전 회장은 형 확정 불과 2년 만인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뒤 특별사면됐고, 현재까지 추징금은 단 1원도 납부하지 않은 상태다. 체납한 세금도 1천73억 원에 달한다. 최 전 회장은 지난해 말 국세청이 발표한 체납 세금 누적 순위에서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각종 경제 범죄에 회사 부도까지 낸 최 전 회장이 추징금과 세금을 납부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하다. "돈이 없다"는 것. 하지만 그의 생활은 여전히 '회장님'스럽다. 최 전 회장의 호화생활은 지난 2013년 서울시 체납세금징수팀 방문으로 처음 공개됐다. 스스로 빈털터리라 말하는 몰락한 재벌에겐 고급차가 있었고 운전기사가 있었으며, 약 100평짜리 독채형 양재동 고급 빌라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서울시 체납세금징수팀은 최 전 회장으로부터 1억 3천여만 원어치 동산만을 압류하는 데 그쳤다. 최 전 회장이 거주하는 고급빌라가 '기독교횃불재단' 소유였기 때문이다. 당시 대중은 크게 공분했지만, 상황은 8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이 그대로다. 최 전 회장 부부와 그의 두 아들은 여전히 횃불재단이 소유한 고급 빌라 3채에 각각 거주하고 있고, 고급차를 타고 다니며, 운전기사를 두고 있다. 2013년과 2021년의 최순영.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수천억 추징금, 세금 안낸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횃불재단 정관 단독 입수…신고 재산 내역 첫 공개

최 전 회장 일가가 거주하는 고급 빌라를 소유하고 있는 기독교선교횃불재단. 이 선교단체의 이사장은 최 전 회장의 부인 이형자 씨다. 설립 이사장은 최 전 회장이다. 최 전 회장은 신동아그룹을 운영하고 있던 1989년 횃불재단을 설립했다. 기독교계에선 최 전 회장 일가의 호화생활이 가능한 배경에 횃불재단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최 전 회장 스스로도 "교회 도움을 받아 살고 있다"고 말해왔다. 이형자 이사장은 횃불재단으로부터 (2013년 기준) 월급 1천500만 원을 받는다. 취재기자를 만난 횃불재단 전 관계자는 "최 전 회장 부부의 두 아들도 횃불재단 덕을 보며 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과거의 최순영'이 만든 종교재단이 '현재의 최순영'을 구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횃불재단의 재산 규모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내용은 없었다. 끝까지판다팀은 횃불재단의 재산 규모를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최 전 회장 일가가 누리는 호화생활의 직접 근거를 찾는 첫 단추가 될 거라 판단했다. 그리고 취재 끝에 지금까지 공개된 적 없던 횃불재단의 정관을 입수했다. 여기에는 횃불재단 스스로 서울시에 신고한 재산 목록이 포함됐다.

횃불재단 재산 규모, 최소 1,800억 원대 추정

끝까지판다팀은 정관상 재산 목록을 바탕으로 현재 횃불재단 재산 규모를 추정했다. 최근 거래가 발생했던 부동산의 경우 실제 거래가를 감안했고, 거래가 발생하지 않은 부동산은 재단 신고액과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보수적으로' 계산했다. 이렇게 나온 전체 부동산 총액은 약 1천792억 7천827만 원이다. SBS 끝까지판다팀은 단독 입수한 횃불재단 정관에 포함된 '기본 재산 목록'을 정리해 공개한다. 평가액은 횃불재단이 직접 해당 토지와 건물을 평가해 신고한 금액이다.

최순영 전 회장 부부, 횃불 재단
1. 서울특별시 서초구 양재동 일대
김관진 취재파일용 그래프 김관진 취재파일용 그래프
-재단 신고액만 700억 원 이상인 횃불선교센터
기독교계에선 횃불재단하면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을 떠올린다. 횃불재단의 본산이라고 불리는 횃불선교센터가 위치해 있고, 가까이 최 전 회장 일가가 거주하고 있는 고급 빌라들이 모여 있는 까닭이다. 횃불재단은 정관(2015년 개정)에 횃불선교센터의 평가액을 토지 384억 원, 건물 351억 원으로 신고했다. 횃불선교센터가 위치한 부지 면적은 9천397㎡다. 해당 부지는 횃불재단이 횃불선교센터 일부를 1996년 학교법인 횃불학원에 증여하고 남은 것이다. 횃불재단이 횃불학원에 증여하기 전 소유하고 있던 횃불센터 전체 면적은 1만 2천703.2㎡ 다(1996년 설립된 횃불학원의 이사장도 이형자 씨다. 횃불학원은 증여받은 이 횃불선교센터 일부에 해당하는 토지와 건물을 162억 원으로 평가해 신고했다).

-횃불재단, 온누리교회로부터 임대료 700억 원대
횃불재단은 이 횃불선교센터를 현재 국내 대표적 초대형 교회인 온누리교회에 임대한 상태다. 온누리교회는 횃불선교센터를 예배당으로 사용 중이다. 많은 이들이 양재동 '예배당 건물'을 횃불재단이 아닌 온누리교회 그 자체로 알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횃불재단은 온누리교회와 임대차계약을 맺고, 횃불선교센터에 임대료 명목의 근저당을 설정해뒀다. 근저당 설정액은 총 732억 원이다. (2009년 1월 260억 원, 2013년 9월 350억 원, 2016년 12월 77억 5천200만 원, 2017년 11월 45억 원) 최소 700억 원 이상이 임대료 명목으로 건네졌다는 건데, 이에 대해 취재기자를 만난 복수의 목사들은 "기독교계 안에서 찾기 힘들 정도로 큰 금액의 임대료"라고 입을 모았다.

최순영 부부 거주 빌라
-30~40억 원대 양재동 고급 빌라 3채…시세 100억 원 이상
횃불재단 소유로 최 전 회장 일가가 거주하는 고급 빌라는 모두 3채다. 2층짜리 독채형으로 한 데 모여있는데, 횃불선교센터와도 아주 가까이 위치해 있다. 횃불재단은 이들 빌라를 토지와 건물을 합쳐 5억 원~17억 원 정도로 신고했지만,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현재 시세는 30억 원~40억 원 정도다. 같은 단지의 소유주만 다른 고급 빌라가 재작년 말 31억 5천만 원에 매매됐다. 이들 빌라는 과거 최 전 회장의 신동아건설이 지었고, 이후 횃불재단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횃불재단은 이 고급 빌라들의 사용 목적을 '훈련원'이라고 신고했다. 선교사나 목사의 교육 목적으로 지은 건물을 이사장 일가가 거주하는 사실상 '사택'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2. 경기도 안성시 공도면 만정리 일대
김관진 취재파일용 그래프: 안성시 토지 평가액은 정관에 총액으로 적혀 있다. 전체 총 176억 2천74만 7천500원
김관진 취재파일용 그래프: 정관상 안성시 소재 건물은 평가액이 적어, 취재파일에는 총액수로 기재한다.

-"저수지 낀 알짜배기 땅 수만 평"
경기도 안성시 공도면 만정리 일대의 땅은 횃불재단 소유 부동산 중 그동안 외부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이다. 토지만 20만㎡ 이상으로, 정관 상 횃불재단은 이 땅을 176억 원 정도로 평가했다. 하지만 인근 부동산 관계자들은 "횃불재단이 소유한 땅의 시세는 3.3㎡ 당 100만 원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앞은 저수지고 뒤엔 산이 있는 '배산임수'가 끝내주는 진짜 좋은 땅"이라고 평가했다.

횃불재단은 오랫동안 이 땅에서 대규모 농사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비닐하우스 안에 주거시설도 있다"며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곳에 거주하면서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횃불재단 내부 사정에 정통한 목사는 "여기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신도들과 목사들에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3. 그 외 지역
김관진 취재파일용 그래프 김관진 취재파일용 그래프강원도 속초시 영랑동에 위치한 훈련원 목적의 건물은 횃불재단이 1998년 2월 매입했다가 지난 2017년 5월 부동산투자업체에게 매도했다. 등기부등본상 거래가액은 15억 5천200만 원이다.

사택 목적의 경기도 용인시의 빌라는 오랫동안 비워져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빌라 주민들은 "최 전 회장이나 이형자 씨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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