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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잇] 우리집 냥이 · 댕댕이도 코로나 백신 맞아야 할까요?

이학범 | 수의사. 수의학 전문 신문 『데일리벳』 창간

[인-잇] 우리집 냥이 · 댕댕이도 코로나 백신 맞아야 할까요?
이번 주부터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됩니다. 일상으로의 복귀가 곧 다가올 것 같은 기대감이 드네요. 백신 접종 개시를 앞두고 많은 분들이 저에게 한 가지 질문을 합니다.

"반려동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해야 하나요?"

최근 잇따라 반려동물의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보고되면서, 동물도 백신 접종을 해야 하는지 궁금해지셨나 봅니다.

지난주 세종시에서 2~3년생 고양이가 코로나19 감염으로 확진 받았습니다. 세종시 코로나19 확진자 부부(201번, 205번)가 기르던 반려묘였는데요, 침울·식욕부진 등 임상 증상을 보여 검사를 한 결과 양성이 나왔습니다. 해당 고양이는 현재 코로나19 음성인 다른 가족들과 함께 자택 격리 중이며, 증상은 없어졌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번 달부터 본격적으로 반려동물 코로나19 검사 시스템을 가동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코로나19 확진 반려동물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반려동물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2월 3일 기준으로 200마리에 가까운 반려동물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습니다. 고양이가 96마리, 개가 77마리였으며, 페럿 감염 사례도 보고됐죠. 심지어 이 수치는 '국내 발생 사례'가 포함되지 않은 수치입니다. 미국, 영국, 일본, 홍콩, 러시아, 브라질 등 전 세계 27개국에서 '동물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나왔는데요, 곧 우리나라 사례도 공식화될 테니 감염 발생국은 28개국이라고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반려동물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필요할까요?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은 '필요하지 않다' 입니다. 그 이유를 살펴볼게요.

첫 번째 이유는 감염 경로가 '사람→동물'이라는 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고된 '반려동물 코로나19 감염 사례'는 대부분 확진자가 동물에게 바이러스를 전파시킨 경우입니다. 우리나라의 감염 사례 3건도 모두 확진자가 돌보던 반려묘였죠. 반대로 반려동물이 사람에게 코로나19를 전파한 경우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 단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코로나19 감염 동물의 '증상이 거의 없거나, 있어도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반려동물은 대부분 무증상을 보였습니다. 간혹 가벼운 호흡기, 소화기 증상을 보인 경우가 있었는데, 대부분 자연 회복됐습니다.

결국, 반려동물 코로나19 감염은 사람으로부터 이뤄지고, 감염되어도 증상이 크지 않으며 사람으로 전파하지도 않기 때문에 백신 접종의 필요성이 낮은 것입니다.

세계소동물수의사회(WSAVA)는 최근 "백신 제조회사에서 코로나19 동물 백신 후보물질 평가 시 개, 고양이, 페럿 등에 백신이 필요할지 연구하겠지만, 사람에게 효과적인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수행될수록 반려동물에 대한 백신 접종 필요성은 점점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사람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효율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져서 사람에서 코로나19가 잡히기 시작하면 자연스레 반려동물 코로나19 감염도 해결될 것이기 때문에 사람에 대한 백신 접종만으로도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반려동물 보호자들은 너무 걱정하지 말고, 사람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일정 수준 이상 진행될 때까지 반려동물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신경 써주시길 바랍니다. 물론, 이놈의 변화무쌍한 바이러스가 또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니, 최신 소식에 계속 귀를 기울여주시길 당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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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잇] 반려동물 코로나 감염, 보호자가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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