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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부모 "양육 방법 몰랐다"…아동학대 대물림 끊으려면

<앵커>

지난해 말, 술병과 온갖 쓰레기가 뒹구는 집에서 3개월 된 아기가 구조된 일이 있었습니다. 좀 더 들여다보니, 이 아기의 부모도 어린 시절 학대당하며 자란 것으로 드러났는데요. 이런 안타까운 학대의 대물림이 적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유수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 송파구 한 임대주택에서 부탄가스 폭발 사고가 났습니다.

집에 있던 30대 엄마는 화상을 입었고 석 달 된 아기는 무사했습니다.

출동했던 구청 직원은 집안 상태를 보고 아이를 즉시 분리 보호조치 했습니다.

[류종은/송파구청 아동보호전담요원 : 신생아가 있다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지저분한 상황이고, 술병과 담배, 라이터 등이 뒹굴고 있었고….]

그런데 면담 과정에서 아픈 가정사가 드러났습니다.

아기의 아빠와 엄마 모두 학대 피해자였던 겁니다.

부모의 학대를 피해 청소년 시기에 집을 나온 이후 오랜 노숙 생활을 하던 중 서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아이도 낳았지만, 부부는 어떻게 아이를 사랑하고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 잘 몰랐습니다.

[류종은/송파구청 아동보호전담요원 : 엉덩이 부위에 발진이 있는 것을 발견했고… 제때 기저귀를 갈아주지 못해서….]

구청은 경찰과 논의해 학대 신고를 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부모에 대한 직업 훈련과 양육 교육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김미숙/한국아동복지학회 감사 : 실제로 학대를 당하는 아동의 배경을 보면 취약한 가정들이 많은 것 같아요. 처벌보다는 지원을 해줘서 더 심각한 학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저위험 학대 상황에서는 처벌보다는 교육에 더욱 힘써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게다가 아동보호 체계 개편으로 앞으로는 가난이나 부모 이혼으로 보호가 필요한 경우도 아동을 분리 조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학대 피해 신고 말고도 전국에서 보호가 필요한 아동으로 들어온 신고만 한 해 4천 건이 넘습니다.

때문에 관리 인력 확충, 쉼터, 또 부모 교육을 위한 지원 등이 시급한데 여전히 예산 확보를 위한 문턱은 높기만 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김남성,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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