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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인구 절벽' 위기 커지는 중국…산아 제한 없애나

[월드리포트] '인구 절벽' 위기 커지는 중국…산아 제한 없애나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21.02.19 18:5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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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중국 SNS에선 쓰촨성에 사는 한 부부의 사연이 화제가 됐습니다. 정부가 8번째 아이 출산에 대해 166만 6천 위안, 약 2억 8천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기 때문입니다. 쓰촨성 안웨현에 사는 류 모 씨 부부는 1990년대부터 2010년까지 8명의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아들을 낳기 위해서였습니다.

바라던 아들은 얻었지만, 현 정부는 부부에게 '산아제한' 정책을 위반했다며 일종의 벌금인 '사회 부양비'를 부과했습니다. 우선 마지막 세 번의 출산에 대해 징수 금액이 정해졌는데, 8번째 출산을 포함해 모두 266만 3천 위안, 약 4억 5천만 원에 달했습니다. 류 씨는 집안이 어려운데 벌금이 너무 거액이라며 분할 납부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는 아들 때문에 계속 출산한 부부를 비난하거나 벌금이 너무 과하다라는 의견이 많았는데, 아이를 낳으라면서도 출산을 제한하는 제도가 불합리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송욱 취파용
● 벌금 · 낙태까지 강요하던 중국, '두 자녀 정책'으로 선회했지만

중국은 지난 1979년 '한 자녀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중국 인구는 1950년 5억 4천만 명에서 1979년 9억 6천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과도한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난, 에너지난 등으로 경제성장이 발목 잡힐 수 있다고 판단한 덩샤오핑은 소수민족을 제외하고, 한 가정에 자녀를 한 명만 낳도록 했습니다. 한 자녀만 출산한 부부들은 주택과 취업 등에서 혜택을 받았지만, 산아 제한을 어기면 인공 임신 중절 수술을 강요받거나 '사회 부양비'가 부과됐습니다. 자녀의 수가 늘어날수록 벌금 액수는 올라갔습니다. 이런 강압적인 한 자녀 정책으로 인구 증가 속도는 늦춰졌는데, 30여 년간 약 4억 명의 인구 증가가 억제됐다는 추산도 있습니다.

중국 산아 제한 및 한 자녀 정책 포스터
하지만, 급속한 도시화로 출산율은 가파르게 떨어졌고 인구 고령화 현상도 심각해졌습니다. 노동인구가 준다는 경고음이 켜지고 남녀 성비 불균형 등의 사회 문제도 발생했습니다.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2013년 부모 중 한 명이 독생자이면 두 자녀까지 허용하고 농촌이나 변경지역 주민에 대한 예외를 확대했고, 2016년 한 자녀 정책을 폐지하고 '한 가정, 두 자녀'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두 자녀 정책 실시로 출산율 급증을 점쳤지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1,600만 명대를 유지하던 연간 출생아 수는 2016년 1,786만 명으로 늘었지만, 이후 2017년 1,723만 명으로 떨어졌고 2018년에는 1,523만 명, 2019년엔 1,465만 명까지 떨어졌습니다. 중국 국가통계국 수치와는 다르지만, 지난 8일 중국 공안부는 2020년 출생해 공안기관에 호적 등록을 마친 신생아는 1,003만 5천 명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2019년 1,179만 명에 비해 14.9% 감소한 수치입니다.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자녀 양육과 주거비용이 급등함에 따라 두 자녀 정책이 기대했던 출산율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에 생산 가능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인 '인구 절벽'에 대한 우려와 함께 '세 자녀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산아 제한을 아예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 "동북 3성부터 산아 제한 전면 해제하자"

중국 인구정책을 담당하는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어제(18일) 홈페이지에 중국의 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가 '동북 지역의 인구 감소 문제를 해결 하자'며 내놓은 건의에 대한 답을 올렸습니다. 위건위는 '국가가 동북 지역에서 먼저 산아제한을 전면 해제하자'는 제안에 대해 '참고할 가치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동북 지역에서 산아 제한 전면 해제와 관련해 지역 상황에 맞게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고 판단되며, 그 결과를 기초로 동북 지역에서 산아제한 전면 완화 시범실시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송욱 취파용
랴오닝성과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중국 동북 3개성은 중국 개혁개방의 초점이 광둥과 상하이 등 연해지역 개발에 맞춰지면서 쇠퇴의 길을 걸었고, 인구는 이미 마이너스 성장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매체 신경보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9년 사이 헤이룽장성의 인구는 81만 7천 명이 줄었고, 지린성의 인구는 39만 7천 명이 감소했습니다. 노령화도 심각해 연금보험 기금도 충당하지 못해, 다른 지역에서 보조를 받고 있습니다.

● "비싼 집값과 교육비가 피임약이 된 상황인데…"

중국 언론들은 위건위의 답변을 주요 기사로 다뤘고, SNS에선 관련 해시태그가 1억 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화제가 됐습니다. 네티즌들은 출산 정책의 조정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내 주위의 동북 사람들은 지금도 한 명만 낳고 있다", "비싼 집값과 교육비가 최고의 피임약이 돼버린 상황에서 산아 제한을 해제하는 게 의미가 있을까"라며 실효성에 대해 의문을 나타냈습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한 경제적인 부담, 양육의 어려움이 더 크다는 것입니다.

결혼과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지적하는 중국 매체 만평
“집이 있어야 시집 보낼 수 있다” “집 3채가 있어야 둘째를 낳을 수 있다”
중국 인구학학회 부회장인 루제화 베이징대 교수는 베이징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동북 3성이 산아 제한을 전면 해제하면 시범 효과는 있겠지만 실질적인 의미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루 교수는 "출산을 장려하는 것은 출산을 억제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 출산 수당 지급, 세금 감면, 정년 연장 등 여러 정책이 필요할 것 같다"며 "산아 정책 조정의 중요한 지점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0월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를 열고 '출산 양육 정책의 포용성 강화'를 강조하며 출산과 양육, 교육비 부담을 낮추겠다고 밝혔는데, 묘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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