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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되지 않고 감독으로 번진 폭력 문제…'쑥대밭'된 배구 코트

진화되지 않고 감독으로 번진 폭력 문제…'쑥대밭'된 배구 코트

유영규 기자 ykyou@sbs.co.kr

작성 2021.02.19 08:51 수정 2021.02.24 11:3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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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철우 (2009년 구타 피해 폭로 당시 모습) 선수와 이상열 현 KB손보 감독

연이은 '폭력 이슈'에 프로배구 코트가 만신창이가 됐습니다.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쌍둥이 자매'인 이재영·다영과 남자부 OK금융그룹 송명근·심경섭의 학교 폭력(학폭)이 뒤늦게 폭로된 것이 학폭 사태의 도화선이 됐습니다.

그 연장선으로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이 대표팀 코치 시절 국가대표 에이스였던 박철우(한국전력)를 폭행한 전력도 논란이 됐습니다.

박철우는 어제(18일) 열린 OK금융그룹과의 경기가 3-1 승리로 끝난 뒤 12년 전에 자신을 때렸던 이상열 감독을 공개 비판했습니다.

경기 전 소셜미디어에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던 박철우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이상열 감독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이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예전부터 '사랑의 매' 수준을 넘어서는 체벌을 해왔다"고 작심 발언했습니다.

앞서 이 감독이 17일 우리카드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든 인과응보가 있더라. 저는 그래서 선수들에게 사죄하는 느낌으로 한다"고 말한 게 화근이 됐습니다.

이 감독은 2009년 국가대표팀 코치로 재직할 때 대표팀의 주축이었던 박철우를 구타해 징계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당시 박철우는 기자회견을 열어 구타로 상처 난 얼굴과 복부를 공개하고 뇌진탕과 이명 증상이 있다고 밝혀 충격을 줬습니다.

당시에도 박철우는 배구협회가 기자회견 개최 대신 자체 해결을 유도했지만, "이번 일은 개인적인 일이 아니라 공적인 일"이라며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해 목소리를 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랑의 매'에 대해서는 선을 긋기 어렵지만 그 이상의 폭력이 가해졌을 경우 선수들도 그 이상의 생각을 하게 된다"면서 "협회에서 앞으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어떤 노력을 할지 묻고 싶다"고 근본적 문제 해결을 촉구했습니다.

이 감독은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지도자 생활을 하고 있다는 듯이 말했지만, 박철우는 여전히 과거 폭력 피해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이 감독의 폭력 성향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이 감독은 자격 정지 징계를 처분을 받았지만, 2년 뒤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 운영위원으로 배구계에 돌아왔고, 이후 대학 지도자와 해설위원을 거쳐 지난해 말 KB손보 사령탑에 올랐습니다.

박철우는 또 한 번 "정면 돌파해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말하게 됐다"고 강조했습니다.

감독의 선수 폭행 사례는 과거에 더 있었습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2005년 LG화재 감독 시절 선수들에게 기합을 주고 2명을 폭행한 사실이 네티즌 제보로 드러나 6개월 자격정지를 받았습니다.

문용관 KOVO 경기운영 실장도 같은 해 대한항공 감독 시절 선수를 때린 사실이 알려져 3개월 자격정지를 받았습니다.

학폭 문제가 불거진 지금은 폭력의 고리를 완전히 끊기 위해 더 높은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는 요구가 높습니다.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는 약 10년 전 중학생 시절 동료 선수들을 지속해서 괴롭힌 것으로 드러나 소속팀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무기한' 뛸 수 없게 됐습니다.

송명근·심경섭도 고등학교 시절 학폭 과거가 폭로되면서 자발적으로 더는 경기에 나오지 않기로 했습니다.

'배구계 폭행 사태'가 들불처럼 번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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