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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 경쟁 붙여 가격 후려치기…쪼그라든 기사 몫

<앵커>

택배 노동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상황, 여러 번 전해드렸는데요. 일한 만큼 벌이가 나아지지 않는 부분도 짚어봐야 합니다. 코로나로 택배 물량은 급증했지만, 왜 택배기사 소득은 늘지 않는지 들여다보니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는데요.

먼저 택배 회사 간, 또 택배 기사 사이 경쟁이 심해진 부분을 한지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100여 명의 분류인력이 투입된 택배 물류센터입니다.

1차 분류 작업이 끝나면 이렇게 각 지역별로 구분되는 2차 분류작업이 진행되는데요.

이 작업 시간은 3시간이 걸립니다.

[택배기사 : 시간은 좀 줄었어요. 사실 크게 도와준다는 거보다는 물건이 좀 빨리 밀어서 내려온다는 거.]

수입은 여전히 빠듯합니다.

택배 단가 2,200원 중 택배 기사의 온전한 몫은 600원대 정도.

지난해 단가 2,221원은 20년 전의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진 건데 같은 기간 택배 물량이 15배나 늘었는데도 택배기사 수입이 늘지 않는 주 이유입니다.

온라인 쇼핑몰 등 화주가 택배사를 결정하는데, 치열한 경쟁 탓에 택배사가 '을'이다 보니 택배 단가가 갈수록 떨어진 겁니다.

[화주 (온라인쇼핑몰) : (택배사들이) 거의 경쟁적으로 저 단가를 쳐서 왔어요. 뺏고 싶은 택배사에서는 그 단가보다 더 낮은 단가로..]

한 택배사 대리점의 계약서에는 계약 기간이 1년으로 돼 있지만, 물량이 10배 늘자 화주는 계약 3개월여 만에 택배 단가를 300원 깎습니다.

[서성길/택배사 대리점주 : 물량이 많이 되면(늘면) 타 경쟁사에서 접근해오기 시작해요. 안 깎아주면 화주가 그냥 다른 택배사로 바로 가버립니다.]

무리한 인하 요구라도 거절하기 힘듭니다.

[화주 (온라인 쇼핑몰) : ○○같은 경우는 지금 동일한 물건에 1천700원까지 해주신다고 하시거든요.]

[택배기사 : 일요일도, 밤 9시 10시 이후에도 픽업해드리고 다 했지 않습니까. 더 열심히 해드릴 테니까…]

[화주 (온라인 쇼핑몰) : 뭐 기사님이 돈을 벌려고 나오신 거지, 생색내시는 것 같네요. 더 이상은 뭐 거래하기는 좀 힘든 것 같네요.]

택배 단가 후려치기가 공공연하게 벌어질 수밖에 없는 불공정한 가격 결정 구조라고 택배 노동자들은 주장합니다.

(영상취재 : 김학모, 영상편집 : 김준희,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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