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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암울한 시대, 그럼에도 맵시 났던 글과 그림

[FunFun 문화현장]

<앵커>

1930년대, 암울했던 시기였지만 근대 문화는 싹을 틔웠습니다. 서로 의지하며 버텨냈던 당시 문인과 화가들의 모습을 전시회를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미술이 문학을 만났을 때 / 5월 30일까지 /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1933년 발행된 잡지 별건곤의 표지, <모던 금강 만이천봉>입니다.

꼭대기의 예배당에는 '천당이 가깝다'는 깃발이 펄럭이고 있고, 아래 봉우리마다 약방과 극장, 맥주집 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혼란과 격변의 사회상을 그대로 드러냅니다.

이 시기 문인과 미술인들에게 글과 그림의 경계는 없었습니다.

박태원이 신문에 연재했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는 시인 이상이 삽화를 그렸습니다.

시인 정지용과 화가 장발도 글과 그림으로 서로를 보듬고 이해하며 시대를 살아냅니다.

소설가 박태원은 동아일보에 연재된 또 다른 소설에 자신이 직접 삽화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근원수필'로 유명한 김용준의 경우 아예 제대로 된 10폭 병풍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김인혜/국립현대미술관 근대미술팀장 : 이 시대를 암울한 시대, 절망의 시대 이렇게 생각하기가 쉽지만, 지금 봐도 손색이 없는 너무나 새로운 신선한 감각을 가졌던 아주 댄디한 예술가들의 세계가 그 시대에 있었고(요.)]

식민지배를 받는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급변하는 사회에 적응하며 신문화를 받아들이고, 또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들만의 세계를 만들어 갔던 것입니다.

소월의 시집 '진달래꽃'과 정지용의 '지용 시선' 등 희귀 원본을 비롯해 문학과 미술이 만난 작품 등 총 300여 점이 전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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