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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모자, 알고 봤더니 '라벨 갈이' 저질 중국산

<앵커>

지금 경찰들이 쓰고 있는 모자가 국산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상표 딱지를 바꾸는 이른바 '라벨 갈이'를 한 중국산 제품이었습니다.

조달청 납품 기준에도 못 미치는 저질 제품들이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전병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평범해 보이는 경찰 모자.

그런데 뒤집어 보니, 원래 달렸던 상표 딱지를 잘라낸 흔적이 보입니다.

이른바 '원산지 라벨 갈이' 수법을 통해 국산품으로 둔갑시킨 중국산 경찰 모자입니다.

이런 저질 제품들이 실제 경찰청에 보급됐습니다.

조달청과 관세청 합동조사 결과, 2년 전 조달청 납품계약을 따낸 A사는 '직접 생산한 국산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는 핵심 계약조건을 어기고 수입업체 B사에 하청을 줬습니다.

B사는 중국에서 만든 경찰모 4만 3천여 개를 국산으로 둔갑시켜 A사에 다시 넘겼습니다.

이런 수법을 통해 납품된 규모만 2억 6천만 원에 달하는데, 이 '라벨 갈이' 경찰 모자는 일선 경찰들에게 모두 지급된 상태입니다.

A사와 B사는 이 외에도 인도네시아산 방한 장갑 3만 6천여 점을 국산으로 속여 육군에 납품하는 등, 모두 합쳐 8억 2천만 원 상당의 라벨 갈이 납품 사기를 벌인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경협/국회 정보위원장 : 치안과 국방의 일선에서 고생하는 경찰과 군을 상대로 이런 신뢰할 수 없는 제품을 납품했다는 사실이 심각한 문제고요.]

조달 시스템의 허점을 노린 비슷한 '라벨 갈이 납품 사기'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조사 확대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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