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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더나, '백신 개발' 공공 투자받고 공평 분배 약속은 어겼다"

"모더나, '백신 개발' 공공 투자받고 공평 분배 약속은 어겼다"
제약사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초기 단계에 공공자금을 지원받을 때 했던 약속을 어기고 부국에만 백신을 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모더나가 지난해 1월 비영리단체 감염병혁신연합 CEPI에서 90만 달러, 약 9억 9천만 원을 투자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투자액이 많다고 할 순 없지만, 코로나바이러스 염기서열이 공개되고 2주도 안 돼 백신 개발이 막 시작된 시점에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CEPI 레이철 그랜트 대변인은 "초기 단계 촉매투자는 모더나의 프로젝트가 시작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모더나가 CEPI에서 투자받으며 이 단체가 추구하는 '백신은 필요에 따라 적당한 가격에 공급돼야 한다'라는 원칙에 동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리처드 해쳇 CEPI 대표는 모더나 투자 발표 시 "글로벌 공중보건을 위한 모더나의 헌신은 전염병이 인류를 위협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려는 CEPI의 비전과 일치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당시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도 "코로나19 감염을 막는 잠재성 있는 백신을 찾아내려는 CEPI와 미국 국립보건원의 임무를 지원할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답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나 모더나가 백신 상용화에서 성공하고도 초기 생산분 대부분을 부국에 팔고 빈국엔 전혀 할당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이 제약사들과 각국이 맺은 백신 구매 계약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현재까지 판매된 모더나 백신 6억 5천200만 회분 가운데 미국 3억 회분, 유럽연합 1억 6천만 회분, 일본 5천만 회분, 캐나다·한국 4천만 회분 등 대부분은 고소득 국가가 산 것이었습니다.

모더나는 백신이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만들어진 국제 공동구매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 쪽과도 수개월째 협상을 진행 중이기만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과학자들은 저소득 국가가 적기에 백신을 확보하지 못하면 코로나19 대유행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경제학자들은 '백신 민족주의'에 전 세계 국내총생산 피해가 1조 달러가 넘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에 백신이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제약사들이 백신을 개발하도록 도운 공공자금 투자자들이 압박을 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모더나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CEPI와 미국 정부 등에서 투자받은 공공·비영리자금이 총 9억 5천700만 달러, 약 1조 593억 원에 달합니다.

노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등 다른 제약사들도 수억, 수십억 달러씩 공공·비영리자금을 투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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