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규모 7.3 강진…150명 부상 · 90만 가구 정전

<앵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3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진원이 10년 전 대지진 때와 거의 비슷해서 일본 열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유성재 특파원 리포트 먼저 보고, 도쿄 바로 연결하겠습니다.

<기자>

우르릉하는 굉음과 함께 방 전체가 심하게 흔들리면서 선반 위 물건들이 떨어져 내립니다.

흔들리는 가구를 손으로 지탱해보지만, 제대로 서 있을 수조차 없습니다.

[위험해, 위험해!]

어젯(13일)밤 11시 7분쯤, 일본 후쿠시마현 앞바다 깊이 55km 해저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일어났습니다.

최대 진도 6이 관측된 미야기와 후쿠시마현에서는 30초 이상 지면이 좌우로 크게 흔들렸고, 도쿄에서도 진도 4의 큰 진동이 10초 이상 계속됐습니다.

무려 500km 떨어진 중부 아이치현에서도 진동이 느껴질 정도로 큰 지진이었지만, 진원이 깊어 쓰나미 피해는 없었습니다.

10년 전 동일본대지진의 악몽을 떠올린 일부 지역 주민들은 높은 지대의 대피소로 급히 몸을 피하기도 했습니다.

[후쿠시마 주민 : 오래간만에 온 큰 지진이어서 공포를 느꼈습니다.]


지금까지 150명이 넘는 부상자가 나왔고, 동일본 지역 전역에서 한때 90만 가구가 정전됐습니다.

5천여 가구에 수돗물 공급이 끊겨 자위대가 긴급 급수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고속철도인 도호쿠 신칸센은 일부 구간에서 상하행선 모두 운행이 중단됐습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5, 6호기의 사용후연료 수조에서 소량의 물이 넘쳤지만, 외부로 유출되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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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성재 특파원, 도쿄도 흔들렸다고 했는데, 지진 당시에 괜찮았습니까?

<기자>

네, 지진 당시 저는 거실에 있었는데요, 약 10초 정도 좌우로 심한 흔들림이 계속됐습니다.

제가 2년 넘게 도쿄에 살면서 경험한 가장 큰 진동이었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10년 전 쓰나미를 동반했던 동일본대지진의 여진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지점이 거의 비슷하고, 지진파의 확산 양상도 당시와 꼭 빼닮았는데요, 진원 근처 해역에서는 어젯밤 이후 30회 이상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 4시 반쯤에는 여진의 규모가 5.2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10년 전 동일본대지진의 여진이라면 불안감이 적지 않을 텐데, 여진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요?

<기자>

이번 지진은 1만 5천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동일본대지진 10주년을 한 달도 채 안 남기고 발생했습니다.

때문에 10년 전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일본인들은 불안감이 더 클 수밖에 없었습니다.

지난달 시마네현 어촌에서는 길이 4m가 넘는 대왕오징어가 발견된 적이 있는데요, 이때도 혹시 대지진의 전조가 아니냐는 말들이 적지 않게 나돌기도 했습니다.

일본 기상청은 지진 발생 직후 쓰나미 피해 우려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불안한 주민들은 심야에 고지대로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스가 총리는 앞으로 1주일 정도는 최대 진도 6강 수준의 여진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오는 수요일부터 의료진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예정인데, 보관 중인 백신에는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정용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