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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좀약 먹고 교통사고 냈다…알고 보니 수면제

일본 전역에서 수백 명 피해

<앵커>

일본의 한 제약사가 먹는 무좀 치료제에 수면제 성분을 잘못 넣는 바람에 수백 명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무좀약을 먹은 뒤 운전하다 의식을 잃는 사고까지 발생했습니다.

도쿄 유성재 특파원입니다.

<기자>

일본 후쿠이현에 있는 제약사 '고바야시 화공'입니다.

이 회사의 먹는 무좀 치료제를 복용한 환자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순간적으로 의식과 기억을 잃는 부작용을 잇따라 호소하기 시작했습니다.

[피해 환자 : 다리가 꼬여서 멀쩡한 곳에서 넘어졌어요.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는데….]

운전 중에 갑자기 의식을 잃어 교통사고를 낸 경우도 22건이나 보고됐습니다.

[피해 환자 : 잠깐 의식이 몽롱하더니 정신 차려보니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습니다. 건너편에 차가 있었으니까, 그쪽이 목숨을 잃을 뻔했죠.]

일본 전역에서 지난 석 달 사이 239명이 약물 부작용 피해를 봤고, 이 가운데 41명이 입원했습니다.

또 70세 이상 고령자 2명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보건당국 조사 결과, 이 무좀약에서는 성인 1회 최대 투여량의 2.5배가 넘는 수면제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2명이 해야 하는 원료 혼합 작업을 1명이 하다 발생한 일입니다.

시중에 팔린 무좀약은 무려 9만여 정.

해당 업체는 지난 40년 동안 승인받지 않은 절차로 약품 500여 종을 만들어왔다는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후쿠이현은 이 업체에 역대 최장인 116일간의 영업 정지를 명령했습니다.

[고바야시/제약사 대표 :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런 엉터리 제약사가 연 매출 3천억 원까지 성장한 배경에는, 의료비를 낮추려고 복제약 시장을 키워 온 일본 정부의 관리 부실도 한몫했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한철민,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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