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Shadow Boxing' 그리고 안승남 구리시장 ③ - 채용 -

● '눈에 보이는 것이 반드시 진실은 아니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측근 채용과 관련에 자신의 SNS에 반박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눈에 보이는 것이 반드시 진실은 아니다'라는 문구를 인용했습니다. 이 문구를 소개한 정확한 속내는 모르겠습니다. 이왕 이 문구를 거론한 김에 '사실'과 '진실'의 차이를 설명해보겠습니다.

● 영화 라쇼몬, '사실'과 '진실'의 차이는?

대학생 시절 역사학개론 수업을 들었습니다. 과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일본 영화 '라쇼몬'을 보고 오는 것입니다. 이 영화는 '사실'과 '진실'의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 물음을 던집니다. 영화에서는 한 사무라이가 의문의 죽음을 당합니다. 이를 두고 사무라이 부인, 도적, 무당, 나무꾼이 서로 엇갈린 진술을 합니다.


한 사무라이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과정은 '사실'입니다. 다만, 목격자들이 이 '사실'에 대해 주관적 견해를 반영하면 '진실'이 됩니다. 진실이란 객관적으로 일어난 '사실'에 주관이 개입된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사무라이의 죽음이 주변 CCTV에 찍혔다면 그것은 '사실'로서의 기능을 합니다. 하지만 목격자들의 진술은 '사실'일 수도 있지만, '진실'일 수도 있습니다.

● 업계 최초 기사 해설서 ③

기자는 '사실'을 보도해야 합니다. 진실은 추후 문제입니다. SBS 취재진은 안승남 구리시장의 채용 문제와 관련해 '사실'을 우선 보도했습니다. 측근 채용, 측근의 자녀 채용, 음주운전자 재임용은 '사실'입니다. 이 사실에 대해 취재진의 개인적 견해가 반영됐다면 그것은 '진실'입니다.


안 시장은 SBS 보도에 반박을 하려면 측근 채용, 측근 자녀 채용, 음주운전자 재임용에 대한 '사실'을 뒤집을 근거를 우선 제시해야 합니다. 아니면 밝혀지지 않은 추가 '사실'에 대해 얘기를 해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반드시 진실이 아니다'란 문구는 '사실'보다 '진실'이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안 시장은 '진실'이 더 중요한 가치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진실에는 '거짓'이 혼재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랍니다. '사실'을 망각하고 '진실'만 찾다보면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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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Shadow Boxing' 그리고 안승남 구리시장 ① - 병역 -
▶ [취재파일] 'Shadow Boxing' 그리고 안승남 구리시장 ② - 접대 의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