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더불어민주당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우상호 서울시장 경선후보와 국민의힘 이언주 부산시장 경선후보가 9일 때아닌 설전을 벌였다.
전날 우 후보로부터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난받은 이 후보는 우 후보의 21년전 술자리 논란을 끄집어내 반격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민주당이 신성시하는 5·18 기념일의 전야제날 운동권 정치인들이 단란주점에서 여성 접대부들을 불러 광란의 술판을 벌인 사건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 중 한명이 성추행으로 생긴 보궐선거에 출마한단다"라면서 "낯부끄러운 추태를 보인 우상호씨가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국민 무시 행위다. 후안무치한 언행에 조국 정경심 부부의 모습이 겹친다"라고 맹비난했다.
우 후보는 2000년 5월 17일 광주 옛 전남도청 자리 인근의 '새천년 NHK 룸가라오케'라는 술집에서 동료 86(1980년대 학번·60년대생) 정치인들과 함께 술자리를 가졌고, 이를 임수경 전 의원이 인터넷에 폭로하면서 논란이 벌어졌었다.
이 후보는 "우상호는 저와 안철수 후보를 비방하며 퇴출을 주장하는데, 가소롭기 짝이없다"라면서 "저는 민주화운동에 대해 환상을 함께했다가, 허울뿐인 민주화운동세력의 위선과 독선, 무능에 절망해 민주당을 박차고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2017년 4월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 국민의당에 들어가 안철수 후보를 지원했다.
2019년에는 국민의당 후신인 바른미래당을 탈당했고, 2020년 1월 전진당을 창당한 뒤 보수 통합 과정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으로 들어왔다.
이에 우 후보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철수 이언주 두 분의 철새 행보를 비판했더니, 이 후보가 21년전 일로 나를 공격했다"라면서 "21년 전 일은 당시 진솔하게 국민에게 사죄드렸고, 당사자들에게도 여러 번 사과했다"라고 설명했다.
우 후보는 "제 인생에서 가장 후회하고 있는 일이고, 몸에 박힌 화살촉처럼 저를 경거망동 못 하게 만드는 기억"이라면서 "그런 실수를 바탕으로 더 겸허해질 수 있었다"라고 자세를 낮췄다.
다만 "정치행보는 소신과 신념의 영역이라, 국민적 평가의 대상으로 판단해서 (이언주 후보를) 비판했던 것"이라면서 "저의 삶 전체를 놓고 시민의 평가를 받겠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사진=국회 사진기자단,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