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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고 전 "배관 잠가 달라 여러 차례 요청"

<앵커>

지난달 13일 경기 파주 엘지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됐던 사고 다시 짚어봅니다. 당시 7명이 다쳤는데, 그 가운데 2명은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한 달 가까이 사고 원인과 조치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봤습니다. 그런데 사고 전 배관 밸브가 열려있다는 경보가 여러 차례 있었고 또 사고 직후 대응에도 문제가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먼저, 홍영재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파주 LG디스플레이 공장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공정 개선을 위한 배관 공사가 진행됐습니다.

공사 아흐레째인 1월 13일, 유독물질인 수산화테트라메틸암모늄, TMAH가 유출됐습니다.

[정상권/파주소방서장 : 작업 중 배관 연결하거나 절단하거나 잠그는 과정에서 아마 누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고로 7명이 다쳤는데, 협력업체 직원 2명은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SBS가 확보한 사고 당일 작업 허가서입니다.

작업 지침에는 화학물질이 누출되지 않도록 밸브를 잠그라고 돼 있고 이런 누출 방지 작업은 '양호'하다고 표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공사를 진행한 협력업체들의 설명은 정반대입니다.

사고 일주일 전부터 위험 징후가 있었다는 겁니다.

"배관 안에 잔여 화학물질이 남아 있고 밸브가 열려 있어 잠가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럴 때마다 LG 디스플레이 측은 "다 조치가 돼 있으니 작업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는 겁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유감을 표하면서도 "당시 작업 대상이 아닌 배관을 임의로 건드려서 사고가 난 걸로 보인다"고 해명했습니다.

[양재훈/LG디스플레이 부사장 : 인명 피해가 난 것에 대해서 상당히 통렬하게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피해자 가족의 그 심정까지도 저희가 헤아려서 잘 좀 해결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경찰은 협력업체와 LG디스플레이 측이 주고받은 이메일과 통화내역 등을 확보하고 회사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서승현·강유라, VJ : 김종갑)  

▶ [단독] "독성물질 뒤집어썼는데, 바닥 닦으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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