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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뉴딜' 일자리 창출 4만여 개, 알고 보니

<앵커>

한국판 뉴딜의 대표 과제 중 하나인 '데이터 댐' 구축을 위해서는 인공지능이 학습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입력하는 작업이 필수입니다. 정부는 이 사업으로 수만 개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는데, 실상은 인형 눈 붙이기에 비유될 만큼 단순 노동에 불과하다는 지적입니다.

김기태 기자입니다.

<기자>

자율 주차에 활용되는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 제작 모습입니다.

사진 속 물체에 테두리를 쳐서 오토바이나 SUV 등의 정보를 입력합니다.

케이팝을 인공지능에게 알려주는 작업도 있습니다.

신체 부위별로 세밀하게 나눈 댄서의 움직임을 초당 수십 개 프레임으로 나눠 데이터화하면, 인간의 동작과 유사한 홀로그램 콘텐츠 제작 등에 활용됩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사진과 영상에 이름표를 달아주는 '데이터 레이블링' 작업입니다.

80시간쯤의 교육만으로 작업이 가능합니다.

[박상락/'데이터 레이블링' 참여자 : 단순 마우스 클릭·이미지 선택·단순 텍스트 입력은 (누구나) 가능하기 때문에… 집에서, 작업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양만큼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이 사업으로 일자리 4만여 개를 창출했다며 디지털 뉴딜의 성과로 내세웠습니다.

[최기영/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지난해 7월 15일) : 수요가 많고 기술적으로 구현이 가능한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를 2025년까지 1천 300종을 추가 구축하여.]

하지만, 디지털 뉴딜이라는 거창한 명칭과 달리 '인형 눈 붙이기'에 비유될 만큼 단순 노동입니다.

급여가 자동차 테두리 한 건당 30원, 댄서 한 건당 200원에 불과해 시간당 290개 정도를 해야 겨우 최저 시급을 맞출 수 있는데, 초보자들에게는 불가능합니다.

또 일감이 주어지지 않으면 수입도 없다 보니, 처음에 쉽게 뛰어들었다가 절반 이상 포기하는 상황입니다.

이런 비숙련 디지털 레이블러가 생산성 높은 고난도 작업자로 발전하려면 적합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디지털 레이블러 일자리를 2025년까지 30만여 개로 늘리기로 했는데, 단순 노동 임시직만 양산하지 않으려면 교육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영상취재 : 제 일,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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