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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민중미술 틀 뛰어넘은 화백의 새 작품

[FunFun 문화현장]

<앵커>

민중미술가로 유명한 임옥상 작가가 새로운 세계를 선보였습니다. 세월을 버틴 고목과 겨울을 견뎌낸 매화의 응축된 에너지가 돋보입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나는 나무다 / 28일까지 / 갤러리 나우]

추운 겨울을 견뎌낸 나뭇가지마다 매화꽃이 만발했습니다.

부여 백마강 자락 부산 위로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은 꽃으로 드러나는 계절의 바뀜을 축복합니다.

거센 바람에 가지는 휘고 꽃은 힘없이 흩날립니다.

그렇지만 깊게 뿌리 내려진 나무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꿋꿋합니다.

꽃도 없이 잔가지들은 바람에 휩쓸려도, 여러 줄기 합쳐진 몸통은 흔들림이 없습니다.

오랜 세월을 버텨온 고목에서 흩뿌려진 꽃잎이 온 세상을 뒤덮습니다.

굳건한 몸통에서 뻗어 나온 가지들은 화려한 꽃놀이에 여념이 없습니다.

나무의 본질에 천착해온 작가는 마른 캔버스에 두텁게 흙을 바르고 먹물 묻힌 붓을 깊게 휘둘러 고목의 질감을 만들어냅니다.

봄이 가깝다고 느껴질 때 캔버스에 채워지는 매화는 새해를 맞는 작가의 통과의례였습니다.

[임옥상 화백 : 봄도 되고 그러니까 새로운 희망으로 나무처럼 뿌리를 깊이 내리고 수직으로 상승해서 '하늘이 내 땅이다' 하고 자랄 수 있는 그런 기개, 그런 기운 생동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도리불언 하자성혜, 복숭아와 자두나무는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 아래에 저절로 길이 생긴다는 사기의 한 구절을 화두로 삼은 것입니다.

민중미술이라는 틀을 뛰어넘고 자신과 나무를 일체화시키며 뿜어내는 에너지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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