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전세로 내몰린 원주시민 "3∼4억이면 저흰 못 사죠"

<앵커>

그동안 우리 정부는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을 투기라고 보고 규제 중심의 부동산정책을 추진해오다가 오늘(4일) 발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급 중심으로 부동산 정책을 바꾸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책의 방향을 일부 수정한 이유 중 하나가 규제지역이 아닌 지역의 집값이 오르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서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국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규제지역인 아닌 강원도에서 이런 현상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장훈경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원도 원주 혁신도시의 한 아파트단지입니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3억 5천500만 원에 거래됐는데 불과 한 달 새 1억 원 넘게 올랐습니다.

조정대상지역이라면 실거주 목적 이외의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하지만, 강원도는 비규제지역이어서 집값의 70%까지 대출받을 수 있습니다.

[강원도 원주 공인중개사 : (외지인들이) 타 도시에서 이미 경험을 했잖아요. 한 번에 가격이 막 순식간에 1, 2억 원씩 오르는….]

실제 원주시내 부동산 매입은 지난해 12월부터 원주시민보다 외지인이 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습니다.

외지인들은 특히 이런 공시가격 1억 원 미만 아파트를 말 그대로 싹쓸이하고 있는데, 집값도 불과 한 달 새 3천만 원 정도 올랐습니다.

공시가격이 낮아 취득세 부담이 적고 양도세 중과도 피할 수 있다는 점을 노린 것입니다.

[강원도 원주 공인중개사 : 외지인들이 70% 정도 거래해요. (아파트도) 안 봐요, 외지인들은. 그냥 계약금 계좌 송금하고. 요즘은 원주 사람들이 비싸게 사요.]

정작 원주시민은 예전에는 아파트를 살 수 있던 돈으로 이제는 전세를 구해야 할 형편입니다.

[강원도 원주시민 : 2억 원 밑으로도 충분히 살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말도 안 되는 3억, 4억 원이면 저희는 살 수가 없죠.]

지난달 강원도 집값과 전셋값 모두 2012년 1월 이후 9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는데, 국토부도 투기적 거래 상황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