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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길이만 14m…'세한도' 두루마리 176년 역사

[FunFun 문화현장]

<앵커>

조선 문인화의 대표작 세한도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청나라 문인들의 감상 글까지 전체 길이가 14미터에 이릅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한겨울 지나 봄 오듯-세한歲寒·평안平安 / 4월 4일까지 / 국립중앙박물관]

쓸쓸해 보이는 집 한 채, 그리고 그 양옆을 지키고 있는 소나무와 측백나무.

마른 붓으로 먹물을 살짝만 묻혀 거칠게 그려내면서 추위와 외로움이 강조됐습니다.

날이 추워진 이후에야 송백의 푸름을 안다는 논어의 구절을 그림으로 풀어낸 것입니다.

제주로 쫓겨난 추사에게 제자 이상적의 의리는 그만큼 든든했을 것입니다.

세한도를 받은 이상적은 청나라 문인 16명으로부터 감상 글을 받아 이어 붙였습니다.

이후 세한도는 일본으로 건너갔고, 손재형 선생이 끈질긴 노력 끝에 되찾아와 오세창, 이시영, 정인보 선생의 글을 추가했습니다.

이렇게 전체 14미터 길이의 세한도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오다연/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 그림 자체도 중요하지만, 전체 두루마리가 갖는 의미와 세한도가 전래되었던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보고 감상했고 또 자신의 감상글을 남겼다는 것, 그 176년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물을 섞어 옅어진 먹물로 그려진 난은 시들은 듯 힘없이 뻗어가다 꺾이기도 하지만, 당당하게 꽃을 피워냅니다.

세한도와 함께 손창근 옹의 기증품입니다.

평양에서 열린 평안감사 부임 축하연은 지금의 기준에서 봐도 호화롭습니다.

대동강에 배까지 띄워 평안감사의 위세를 실감할 수 있게 해줍니다.

제주 유배지의 춥고 쓸쓸했을 겨울부터, 평안감사의 호사로운 향연까지 동시에 느껴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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