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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목표는 통산 최다 타점"…2021 시즌 앞둔 KIA 최형우의 출사표

[취재파일] "목표는 통산 최다 타점"…2021 시즌 앞둔 KIA 최형우의 출사표

배정훈 기자 baejr@sbs.co.kr

작성 2021.02.01 09:5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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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선수의 전성기는 보통 20대 후반, 후하게 쳐도 30대 초반까지 정도입니다. 이후부터는 이른바 '에이징 커브'라고 불리는 성적의 내리막길이 시작됩니다. 운동선수에게 ‘나이 듦’이란 그 누구라 해도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구단들도 이런 부분을 알고 있기에, 30대 중후반의 타자와는 장기계약을 꺼립니다.

최형우
하지만 지난 시즌, 이 ‘순리’에 반기를 든 선수가 있었습니다. 2020년 0.354의 고타율로 타격왕을 차지했고,  안타 4위(185개), 장타율 5위(0.590) 등 클래식 스탯뿐만 아니라  wRC+ 전체 2위(168.4), WAR 타자 5위(5.70) 등 세이버 스탯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만 37세 타자, KIA 타이거즈의 최형우 선수입니다. 

훌륭한 성적에 힘입어 3년 최대 47억 원이라는 성공적인 계약을 따낸 최형우 선수. 지난 1월 중에는 오늘(1일)부터 시작되는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전주의 한 야구장에서 개인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최원준, 이우성 선수 등 후배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최형우 선수를 만나 성적 유지의 비결과 앞으로의 목표 등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최형우 선수
Q. 코로나19로 고향인 전주에서 시즌 개막을 준비하는 소감은 어떤가요?
최형우 : 일단 새롭고, 못 만났던 사람들도 만나는 것도 괜찮은 거 같아요. 근데 여건이 된다면, 그래도 여기보다는 더 따뜻한 데 가서 하는 게 나은 거 같습니다. 그래도 저희뿐만 아니라 전 팀 선수들이 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 개인이 몸을 잘 만들어야 할 거 같습니다.

Q. 후배들과 함께하는 훈련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요?
최형우 : (후배들이랑) 다 같이 일어나서 오전에 웨이트하고 여기 (야구장) 와서 오후에 훈련을 하고 끝내는 걸로 합니다. 저는 원래 항상 아침잠이 없어서, 저랑 같이 하는 후배들은 항상 아침에 일어나야 합니다. 그게 규칙입니다 (웃음)

Q. 지난 4년 동안 활약이 인상적이었는데, 분명 다른 팀도 최형우 선수를 노렸을 거 같습니다.
최형우 : 저를 좋게 봐주신 팀들은 있었다고 에이전트에게 들었습니다. 저는 일단 그것만으로도 감사하죠. 제 나이가 있으니까요. 근데 저희 가족이 전부 다 광주에 있고, 기아가 저한테 좋은 조건도 제시해주시고 너무 고마워서 당연히 남게 됐습니다. 한 가지 더 이유가 있는데요,  처음 얘기하는 거지만 KIA 타이거즈 이화원 대표님이 개인 연락을 자주 좀 해주셨어요. 항상 시즌 때도 좋게 선수들한테 얘기해주시고 정말 마음으로 다가와주는 그런 대표님이 참 고마웠습니다. 

Q. ‘우승 경험’이 많은 최형우 선수가 앞으로도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겠네요.
최형우 : 잘하고 싶어요. 잘하고 싶은데, 냉정하게 (나이 들기) 전만큼의 실력은 안 나올 수도 있어요. 그래도 저는 그 전만큼의 실력이 나올 수 있도록 지금처럼 노력할 겁니다. 그러다 보면 큰 차이가 안 나는 선에서 기록이 유지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최형우 '3년 47억' KIA 잔류
첫 풀시즌을 뛴 2008년부터 최형우 선수는 그야말로 꾸준히 자신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실제 2012년 한 차례 부진 아닌 부진(?)을 겪은 이후에는 8년 동안 타자의 득점 생산략을 나타내는 wRC+가 140 이하로 떨어진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최악의 경우에도 리그 평균보다 40%는 더 높은 효율을 기록하는 타자였다는 뜻입니다. 고질적인 부상인 허리 통증을 관리하며 이룬 성과이기에, 다른 팀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이겨내며 일궈낸 기록이기에 더욱 대단합니다.

Q. 만 37세에도 꾸준히 성적을 유지한 비결은 뭔가요.
최형우 : 비결은 잘 모르겠어요. 항상 물어보실 때마다 저는 당황스러운데, 그냥 밥 잘 먹는 거밖에 없는 거밖에 없는 거 같아요. 제가 뭐 남들보다 더 열심히 근력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하도 먹을 걸 좋아하고 잘 챙겨 먹다 보니까, 체력이 떨어지고 이런 건 없었던 거 같아요.

Q. 워낙 당겨 치는 타자라 상대도 시프트를 적극적으로 쓰는데, 뚫어내는 비결이 있나요?
최형우 :  무조건 세게 치면 됩니다. 노하우가 없어요. 물론 안타다 싶은데 잡힐 때는 짜증도 나죠. 근데 또 아웃이다 생각했는데 그게 수비가 없어서 빠지면 그렇게 통쾌할 수는 없거든요. 강하게 때려야 한두 발이라도 (수비) 옆에 가는 게 빠지기 때문에 (공을) 좀 더 강하게 때리는 걸 선호합니다.

Q. 선수생활 내내 따라다닌 허리 통증의 관리 비결도 궁금합니다.
최형우 : 그때그때 달라요. 그건 저만이 할 수 있는 거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리기가 좀 그런 거 같아요. 지금도 (허리가) 100%는 아니죠. 좀 안 좋긴 한데, 충분히 참고 시즌을 치를 수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건 신경 안 써요. 결국 몸 관리보다 마인드인 거 같아요. 몸 상태가 어느 정도만 되더라도 시합을 할 수 있다는 마인드를 갖는 게 제일 중요하죠. 조금만 안 좋으면 그냥 ‘하루 이틀 쉬었다가 나가면 되겠지’라고 생각을 하는 선수도 있어요. 물론 그것도 맞는데. 저는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안 배웠기 때문에, 그냥 안타를 못 치더라도, 그 시합에 나가서 뭔가 결과를 내야 한다는 생각이 컸어요.

Q.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건가요?
최형우 : 어릴 때 제 자리가 없었기 때문에,  (자리를) 뺏길 수 있다는 그런 압박감 때문에 그렇게 됐죠. 제가 나오는 순간 누군가 그 자리에 들어가니까, 그래서  그 친구가 2안타 3안타 치면 저는 다음 날 못 나가잖아요. 그런 게 싫어서 계속 나갔습니다. (하하하)

자신의 자리를 뺏길까 걱정하던 ‘백업 포수’는 방출과 재입단이라는 아픔을 겪으며 절치부심한 끝에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게 됐습니다. 이제 막 데뷔하는 신인급 선수들은 그런 그에게 정말 까마득하게 먼,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들처럼만 보일 것 같은데요, 그럼에도 그중에 유독 눈에 띄는 선수들이 있다고 합니다.

최형우
Q. 2020년 영건 투수들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혹시, 특히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나요?
최형우 :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건  KT 소형준 선수예요. 자기가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너무 많은 거 같아요. 볼을 가지고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아직도 잠재돼 있는 자기 능력이 엄청 많은 거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떻게 변할지 좀 무서워요.

Q. 함께 훈련 온 최원준 선수를 아끼는 걸로 유명하시죠. 그런데 최원준 선수는 스타일이 최형우 선수와는 좀 다르잖아요. ‘포스트 최형우’는 누구라고 보시나요?
최형우 : (머뭇거리며)  황대인 선수 아닐까요. 근데 제 입으로 말하기도 좀 민망한 게, 한 4~5년 전부터 팀에서 황대인 선수를 밀었어요. 그런데, 아직까지도 완전히 터지지 못하고 있는 게 좀 안타깝긴 한데.. 그래도 아끼는 동생이고, 너무 잠재돼 있는 능력이 커서, 좀 빨리 터졌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잘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시즌 5위 싸움을 치열하게 벌였던 KIA 타이거즈는 5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하고도 아쉽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팀 내 ‘최고참’ 최형우 선수에게 다가올 2021년 시즌의 목표에 대해서도 물어봤습니다. 

Q. KIA 타이거즈에서 2021년 시즌에 눈여겨볼만한 점은 무엇일까요?
최형우 : 아직 폭발하지 않은 잠재력이죠. 모든 선수들이 다 어리고, 그 어린 선수들이 경험을 조금씩 해봤기 때문에 이제는 터질 거라고 봐요. 마찬가지로 아쉬운 점도 비슷한 맥락인 거 같아요. 작년에 저는 터질 줄 알았거든요. 그게 안 터지고 있었기 때문에 팀으로도 좀 그렇고, 후배들 개개인한테도 좀 아쉬운 한 해였지 않나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약 기간, KIA에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최형우 : 은퇴를 언제 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때까지도 계속 (팀 순위가) 상위권에 있고 싶고요. 그리고 제 개인적으로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타점 기록하는 걸 너무 좋아해서, (이승엽 KBO 홍보대사의)  우리나라 최다 타점 기록도 한 번 깨보고 싶은 생각도 있습니다. 

최형우 선수의 현재 기록은 통산 1335타점. 친정팀 선배였던 이승엽의 최다 기록(1498타점)까지는 163타점이 남아 있습니다. ‘금방 깰 수 있을 것 같다’는 기자의 덕담에 최형우 선수는 ‘안 다쳐야죠’라며 소탈하게 웃어 보였습니다. KBO 리그 대표 타자로 거듭나 가장 높은 자리를 정조준하고 있는 최형우 선수의 마지막 목표를 조용히 응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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