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을 어떻게 버려요"…눈 폭풍에 갇힌 의료진 도로 위 백신 접종

미국에서 유통기한이 6시간 밖에 남지 않은 백신을 들고 이동하던 의료진들이 눈 폭풍에 갇히자 고속도로 위에서 접종자를 찾아 접종을 모두 마치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현지 시간 28일 뉴욕타임스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오리건 주 조지핀 카운티 보건국 직원 등 20여명은 지난 26일 케이브 정션에서 백신 접종을 마치고 이동하던 중 199번 도로에 갇혔습니다.

폭설로 교통사고가 발생해 도로가 막혔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이들이 들고 있던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유통기한이 불과 6시간 밖에 남지 않았던 것.

고속도로 운행이 언제 재개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처럼 고속도로에 갇혀 있던 운전자들에게 다가가 백신 접종을 권유했습니다.

조지핀 카운티의 마이클 웨버 보건국장은 "폭설로 오도 가도 못하는데 누군가 다가와서 '백신 맞을래요?'라고 묻는다고 상상해봐라"면서 "정말 이상한 대화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습니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백신 접종을 사양했지만, 일부는 접종을 받겠다고 해 남아 있던 백신 6회분을 모두 접종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마지막 백신은 마침 이날 케이브 정션에서 백신을 맞으려 했으나 제시간에 도착하지 못해 돌아가던 조지핀 카운티 보안관실 직원이 맞을 수 있었습니다.

웨버 보건국장은 "눈보라에 갇힌 4시간을 이보다 잘 활용할 방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조지핀카운티 보건국 페이스북 갈무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