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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절친' 손흥민 도움에 펄펄 나는 황의조 "어퍼컷 세리머니 기대하세요"

"의조~ 의조~"

보르도 경기가 끝난 뒤 라커룸에선 요즘 '의조'를 부르는 특별한 응원가가 연일 울려 퍼집니다. 원톱으로 나선 최근 4경기에서 4골 1도움. 보르도의 주전 스트라이커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황의조 선수를 화상으로 만났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강도 높은 훈련이 끝난 직후였지만 목소리엔 힘이 넘쳤고, 표정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30분가량 시종일관 밝았습니다.
▶ 펄펄 나는 황의조…"흥민이 도움이 컸죠"

Q. 요즘 경기 뒤 라커룸 분위기가 뜨겁더군요. 최근 두 경기 연속 동료 선수들이 '의조! 의조!'를 연호하던데, 어떤 의미인가요?
- 지난해부터 저희가 승리하면 함께 하던 세리머니예요. 다 같이 축하한다는 의미로, 그 경기에서 득점한 선수 이름을 불러주는 거죠. 한동안 하지 않다가 요즘 연승을 하며 다시 시작했어요.

Q. 이제 프랑스어도 제법 알아듣는 모양이네요.
- 하하. 선수들한테 물어보니까 그런 의미인 것 같더라고요.

Q. 활짝 웃고 있던데, 그러면 못 알아들으면서 분위기 봐서 웃은 거였어요?
- 네 그렇죠, 그렇죠. 하하. 이겼으니까 다들 좋아 가지고. 그래도 제 이름이 라커룸에 불리면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그래서 더 많은 골을 넣고 싶고. 승리하면 분위기도 좋아지고. 성적은 당연히 올라가는 거고, 이 분위기가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Q. 전반기 골 침묵이 정말 길게 이어졌죠. 뭐가 문제였죠?
- 개막 직전에 감독님이 바뀌었어요. 새로운 스타일에 적응해야 했죠. 감독님께도 선수를 파악하시는 데 시간이 필요했죠. 이런 선수도 써보고, 또 선수를 이 자리에도 써보고, 다른 자리에도 써보고. 저 역시 그랬어요. 그래도 꾸준히 출전 기회는 잡았고, 그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준비했죠. 출전을 해야 골도 넣을 수 있으니까요.

Q. 지난해 11월 A매치 두 경기 연속 골이 반전의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가 "자신감을 찾아서 소속팀에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는데 그대로 이뤄졌네요.
- 분위기 전환이 된 것 같아요. 오랜만에 흥민이, 또 동료들 만나서 기분이 좋았고, 그 속에서 득점도 했기 때문에 자신감을 충전해 돌아올 수 있었죠. 두 골 모두 흥민이 어시스트이기도 했으니 정말 흥민이 덕분이죠.

Q. 복귀 후 12월 17일, 생테티엔전에서 드디어 시즌 첫 골을 터트렸습니다. 세리머니가 인상적이던데 어떤 의미가 있나요?
- 지난해 여름 기초 군사 훈련을 받을 때 제가 5중대 1소대 소속이었어요. 당시 훈련 동기들과 골을 넣으면 5중대 1소대를 기억하는 손동작을 하기로 했는데, 이 약속을 지키는 데 너무 오래 걸렸죠.
[취재파일] '절친' 손흥민 도움에 펄펄 나는 황의조 '어퍼컷 세리머니 기대하세요

Q. 득점 후 스트라스부르전부터 최전방에 서는 경기가 많아졌어요. 최근 원톱으로 출전한 4경기에선 4골 1도움이죠. 역시 최전방이 제격인가요?
- 최전방이 편해요. 감독님께도 최전방이 더 편하다고 말씀드렸고, 감독님께서도 염두에 두고 계셨어요. 최전방이든 측면이든 감독님이 원하시는 플레이를 하는 게 더 중요하죠. 다만 원톱으로 뛸 수 있게 됐을 땐 어떻게든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Q. 니스전 득점 뒤, 가세 감독은 황의조 선수를 '다용도 칼의 대명사' 스위스 군용 칼에 비유했는데, 그 말은 계속 여기, 저기 '다용도(?)'로 쓰시겠다는 뜻일까요?
-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 말씀을 듣고 기분은 무척 좋았어요. 여러 자리에서 뛸 수 있는 건 제 장점이 될 수 있죠. 경기 중에도 위치는 수시로 바뀌니까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기대하시는 만큼 보답을 계속해야 할 것 같아요. 어디서든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하고 있어요.

Q. 로리앙전에서, 이른바 팬텀 드리블을 하는 등 최근에는 개인기를 마음껏 부리는 장면이 늘어난 것 같던데요.
- 변화라기보다는 동료들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하고 있어요.
▶ 황의조 시즌 2호 도움…'원톱'이 제격

Q. '황의조'하면 예전엔 '감(아)차(기)왕'이었는데, 요즘엔 골을 넣는 방법도 다양해졌고, 반대로 전보다 슛을 아끼다 기회를 놓치는 경우도 보이던데요?
- 슛을 많이 하려고는 하는데, 더 좋은 기회를 만들려고 하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어떻게든 슛은 많이 하려고 해요. 슛 기회를 어떻게 만들지가 고민이죠. 또 여러 가지 패턴으로 넣는 연습도 하고요.

Q. 니스전 골처럼 위치 선정 능력이 돋보인 장면도 있었죠.
- 모두 동료들 덕분이죠. 보르도에서 두 번째 시즌이 되면서 서로 성향을 잘 알게 됐어요. 아들리 선수가 좋아하는 플레이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줄지 알고 있었고, 그 자리를 찾아 들어간 거죠.

Q. 원톱으로 나서면서 스프린트 수가 오히려 더 늘었어요. 원톱으로 나선 최근 4경기 모두 팀 내 스트린트를 기록했던 데요?
- 경기 끝나고 매번 기록을 보는데 팀에서, 그것도 동료들과 잘 맞아서 그렇게 된 것 같아요. 제가 전력 질주를 많이 하고 싶다고 많이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제가 뛰려 할 때, 진행 방향으로 패스가 들어와야 하죠. 제가 침투하는 걸 좋아하고, 그 걸 아는 선수들이 살려준 거죠.

Q. 앙제전에선 최고 속도가 33.34km/h에 이르더라고요. 시즌 중반 몸 상태는?
- 꾸준히 훈련을 많이 했고 개인적으로 준비를 많이 했기 때문에 몸이 좋아진 부분을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더 중요한 건 지금 상태를 유지하는 거죠. 회복도 신경 쓰고 있는데, 남은 후반기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Q. 유럽 진출 후 첫 멀티골도 기록했죠. 손흥민 선수 인터뷰 보니, 가장 최근에 연락한 사람 중에 황의조 선수가 있던데, 연락 왔나요?
-네, 두 골 넣은 것 축하한다고. 서로 그렇게 연락을 주고받는 것 같아요. 축하할 일 축하해주면서. 흥민이도 워낙 잘하고 있잖아요.

Q. 그렇다면 황의조 선수와 가장 최근 연락한 사람은 누구인가요?
- 가장 최근에 연락한 사람이요? 볼까요? 가족. 흥민이도 있고. 승우도 있네요. 그리고 보르도 관계자들이요. 하하.
[취재파일] '절친' 손흥민 도움에 펄펄 나는 황의조 '어퍼컷 세리머니 기대하세요

Q. 손흥민 선수와 최근 나눈 얘기는 뭐였어요?
- FA컵 위컴전을 봤는데, 추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추워 보인다고 얘기했더니, '많이 춥다'고 하더라고요.

Q. 손흥민, 황의조 선수가 유럽에서 최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방금 연락했다고 한 이승우 선수나, 황희찬, 이강인 선수는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잖아요. 어떤 얘기를 했나요?
- 워낙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라 걱정은 전혀 안 해요. 승우도 그렇고 희찬이, 강인이 훌륭한 선수들이고 더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이죠. 안 보이는 데서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 거예요. 이를 갈고 있을 걸 알기 때문에 지금 상황을 이겨낼 거라 믿어요.

Q. 지금 김학범 감독님이 이끄시는 올림픽팀이 전지훈련 중인데요, 혹시 김 감독님이 올여름 도쿄올림픽팀에 와일드카드로 부른다면요?
- 네? 하하. 생각해보지 않아서…감독님께서 진짜 말씀하신다면 그때부터 진지하게 고민해보겠습니다.

Q. 난처한가 봐요?
- 그렇죠. 제 개인적인 부분도 있지만 후배들의 기회도 충분히 고려해서 판단해야 할 것 같아요.

Q. 요즘 그야말로 골 감각에 물이 올랐는데, 손흥민 선수처럼 골 세리머니도 좀 준비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 그러게요. 골 넣으면 좋아서 뛰어다니기만 했던 것 같은데. 뭐가 좋을까요? 생각나는 게 없네요. 추천해주세요.

[취재파일] '절친' 손흥민 도움에 펄펄 나는 황의조 '어퍼컷 세리머니 기대하세요

Q. 윙크?
- 다른 거 없을까요? 제가 윙크를 잘 못해요. 어퍼컷? 그걸 할까요? 한 번 해볼게요.

Q. 이제 유로파리그 진출권인 4위 AS모나코와 승점 7점차. 후반기 목표는요?
- 개인적인 목표는 항상 두 자릿수 득점이었어요. 큰 목표가 있다면 팀 성적을 올리는 건데 최대한 올라갈 수 있도록 제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Q. SBS 스포츠 통해 리그앙 보시는 팬들에게 한 마디.
- 코로나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고 저도 많이 지치고 힘들지만 끝날 때까지 잘 버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늦은 시간까지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최대한 많이 출전하고, 골을 많이 넣어서 보답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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