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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아들' 이등병 모시는 예비군 지휘관

<앵커>

경기도 구리시청에서 근무하는 이등병을 예비군 지휘관이 퇴근길마다 집에 데려다주고 있습니다. 이 이등병은 집에서 가까운 근무지를 두고 굳이 멀리 떨어진 시청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알고 보니 이 이등병, 구리시장의 아들이었습니다.

박찬범 기자입니다.

<기자>

상근예비역으로 복무하는 군인들이 구리시청 건물에서 나와 짐을 나릅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인 안 모 이병은 안승남 구리시장의 아들인데, 시장 집무실 아래층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안 이병은 지난해 11월 입대한 뒤 이곳에 배치됐습니다.

상근예비역은 집에서 출퇴근하기 때문에 거주지 위치와 교통편을 고려해 복무지가 결정됩니다.

안 이병 집 주변에는 시청보다 가까운 근무지가 3곳이나 더 있고, 안 이병이 시청에 배치될 시점에는 인력 충원이 필요한 곳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는 안 이병 대신 다른 군인이 배정됐는데 걸어서 50분 걸리는 지역에 사는 병사입니다.

[교문2동 자치센터 예비군 담당자 : 전역하는 병사가 있어서 '아 잘됐다. 우리 병력 하나 보충 받는구나' 그랬는데, 의외로 '멀리서 왔네' 했어요.]

게다가 안 이병의 퇴근길을 예비군 지역대장이 직접 운전해 주고 있었습니다.

지역대장은 5급 군무원으로, 구리시 예비군 지휘관 가운데 연공 서열이 가장 높습니다.

[김 모 씨/지역대장 : (사는 곳이) 같은 ○○아파트더라고요. (눈이 많이 와서) 그래서 걸어가기가 위험하기 때문에 한번 해 준거죠.]

취재진이 퇴근길을 지켜봤더니 지역대장 김 씨와 안 이병의 퇴근길 동행은 나흘 내내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안 이병은 그런 일조차 없었다고 말합니다.

[안 이병/구리시장 아들 : 사실 아닙니다. 제가 뭐 집 앞이다 보니까 다들 그런 얘기가 나온 거 같은데….]

예비군 지역대는 지역 예비군을 관리하는 조직으로, 각 자치단체가 결정하는 예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합니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아들의 시청 복무는 군에서 결정한 것이고, 근무 중 특혜를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반론보도] <구리시장, 아들 병역특혜 의혹> 관련

본 방송은 지난 1월 27일 <8뉴스>, 28일 <나이트라인>, <모닝와이드> 프로그램에서 <구리시청 3층엔 '시장' 아빠, 2층엔 '군인' 아들>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했습니다.
이에 대해 안승남 시장은 "상근예비역 대상자 선발 권한과 부대 배치 권한은 구리시장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관할 군부대의 장에게 있어 인사상 특혜는 없었고, 지역대장과 아들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거주하는 사정에 의하여 퇴근길에 동승하였던 것"이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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