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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청 3층엔 '시장' 아빠, 2층엔 '군인' 아들

구리시청 3층엔 '시장' 아빠, 2층엔 '군인' 아들

한성희, 박찬범 기자 chef@sbs.co.kr

작성 2021.01.27 21:01 수정 2021.01.27 21:5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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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범 기자>

경기도 구리시청에서 군 복무를 하는 한 이등병이 있습니다.

시청 청사 예비군 지역대에서 복무하고 있는데, 알고 보니까 이 군인의 아버지, 안승남 구리시장입니다.

<한성희 기자>

안 시장 아들은 시장실 바로 아래층에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데, 특혜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안 시장 아들이 어떻게 아버지가 있는 곳에서 일하게 된 것인지, 특혜로 의심되는 부분은 어떤 것인지 현장 취재했습니다.

군인들이 건물에서 나와 짐을 나릅니다.

집에서 출퇴근하는 상근예비역들입니다.

이들 가운데 한 명인 안 모 이병, 안승남 구리시장의 아들입니다.

안 이병/안승남 구리시장 근무지
시장 집무실은 시청 3층인데 한 층 아래에서 일과를 보냅니다.

안 이병은 지난해 11월 입대한 뒤 이곳에 배치됐습니다.

상근예비역은 집에서 출퇴근하기 때문에 거주지 위치와 교통편을 고려해 복무지가 결정됩니다.

안 이병 소속 부대는 여기에다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안 이병/구리시장 아들 : 제일 가까운 데니까, 아무래도 상근들은 배치받을 때 집에서 제일 가까운 곳으로 보내니까요.]

하지만 안 이병 집 주변에는 시청보다 가까운 상근예비역 근무지가 3곳이나 더 있습니다.

이 가운데 한 주민센터는 도보로 5분 거리입니다.

게다가 이 주민센터는 안 이병이 시청에 배치될 시점에 인력 충원이 필요한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안 이병 대신 다른 군인이 배정됐는데, 걸어서 50분 걸리는 지역에 사는 병사였습니다.

[교문2동 주민센터 예비군 담당자 : 전역하는 병사가 있어서 '아 잘됐다. 우리 병력 하나 보충 받는구나' 그랬는데, 의외로 '멀리서 왔네' 했어요.]

안 이병과 소속 부대는 군 복무와 관련해 어떠한 특혜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찬범 기자>

지난 19일, 안 이병의 퇴근길.

[나왔어요!]

한 예비군 간부가 직접 운전을 하며 동행하는데, 구리시 예비군 지역대장입니다.

목적지는 안 이병의 집 앞이었습니다.

지역대장은 5급 군무원으로, 구리시 예비군 지휘관 가운데 연공서열이 가장 높습니다.

최상급자가 하급 병사를 차로 퇴근시켜주는 이례적인 상황.

한 번쯤 배려해줄 수도 있다고 보고 차 태워준 이유를 물었습니다.

[김 모 씨/예비군 지역대장 : (사는 곳이) 같은 ○○아파트더라고요. (눈이 많이 와서) 그래서 걸어가기가 위험하기 때문에 한 번 해준 거죠.]

그런데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구리시청 직원의 코로나19 확진으로 상근예비역 전원이 선별 검사를 받던 날, 여러 선임병들이 보는 앞에서 안 이병은 똑같은 차량에 탑승했습니다.

안 이병의 퇴근길
비가 오는 날은 안 이병이 사는 아파트 공동현관문 앞까지 데려다줍니다.

[비 오니까 저기 내려주네.]

저희 취재진이 며칠째 퇴근길 모습을 지켜봤는데요, 시장 아들 안 씨는 저녁 6시가 지나면 상관인 지역대장의 차를 타고, 보시는 것처럼 함께 퇴근을 합니다.

안 이병의 퇴근길
지역대장 김 씨와 안 이병의 퇴근길 동행은 나흘 동안 계속됐습니다.

'일회성'이 아니라 '일상'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안 이병은 그런 일 없었다고 말합니다.

[안 이병/구리시장 아들 : 사실 아닙니다. 제가 뭐 집 앞이다 보니까 다들 그런 얘기가 나온 거 같은데….]

예비군 지역대는 지역 예비군을 관리하는 조직으로, 각 자치단체가 결정하는 예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합니다.

[구리시 안전총괄과 담당자 : 저희가 금액이 매년 비슷하지만, 그것에 대해서 검토 보고 결재를 받고 나가는 것이죠.]

안승남 구리시장은 아들의 시청 복무는 군에서 결정한 것이고, 근무 중 특혜를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SBS는 내일(28일)과 모레, 구리시 재개발사업과 인사 채용을 둘러싼 의혹들을 이어서 보도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황지영·전민규, CG : 최진회·박성현,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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