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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만 분의 1 확률" 수상한 모범 답안의 진실

<앵커>

건물을 설계, 시공하고 또 감리하려면 건축사 자격증 국가고시를 통과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자격증을 따려고 출제 교수에게 접근한 뒤 정답지를 빼낸 일당이 구속됐습니다. 2명의 답안지가 모범 답안과 너무 똑같아서 덜미를 잡힌 것입니다.

유수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국토교통부에서 주관하고 대한건축사협회가 시행하는 '건축사 시험'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9월 시험에 문제가 있단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합격자 2명의 답안지가 너무 완벽했던 것입니다.

문제가 된 문항입니다.

보시면 이 주어진 조건들에 맞춰서 도면을 설계하게 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교사실과 상담실 또 의무실과 관리실을 연계해서 그리도록 하는데 이것을 배치하는 순서, 위치는 수험생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조건들이 예상 정답지와 동일했던 것입니다. 

설계도면 특성상 모범 답안과 완전히 똑같은 답이 나올 수 없는데, 이를 수상하게 여긴 채점요원이 국토부에 신고했습니다.  

[국토교통부 담당자 : (동일한) 답안이 나올 수 있는 확률은 몇만 분의 일이라고 (교수님이) 너무 자신하셔서요. 전문가 자문으로 충분하다고 경찰 쪽에서도 얘기하시고… 그렇게 답안이 나올 수가 없다는 게 학계 정설이랍니다.]

국토부 의뢰로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합격자의 휴대전화에서 유출된 답안지를 발견했습니다.

일당 3명 가운데 한 명이 보조요원으로 출제교수에게 접근한 뒤 정답지를 사진으로 찍어 다른 두 명에게 유출한 것입니다.

이들은 같은 건축사무소에서 일하다 알게 됐는데, 퇴사한 뒤 함께 사무소를 차리기 위해 자격증이 필요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국토부는 재판에 넘겨진 뒤 이들의 유죄가 확정되면 즉시 합격을 취소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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