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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백신 투어' 기승에 애먼 주민만 '발 동동'

[월드리포트] '백신 투어' 기승에 애먼 주민만 '발 동동'

김종원 기자 terryable@sbs.co.kr

작성 2021.01.26 12:43 수정 2021.01.26 14:4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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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에 당뇨까지 있는 조이스 할머니는 코로나가 대유행한 이후 단 한 번도 외출을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플로리다 백신 투어 기승으로 주민은 못 맞는 백신
[조이스/플로리다 주민 : 전 이제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제가 82세인데요. 1년을 잃어버린 기분이에요.]

가족을 못 만난 지 벌써 1년, 그 사이에 태어난 증손녀는 아직 만나보지도 못했습니다.

고령에 건강 상태도 안 좋은 그녀는 백신 접종 최우선 순위에 속합니다.

[론 드산티/플로리다주지사 : 가장 고위험군에 속하는 사람들이 백신을 최우선적으로 접종받게 될 겁니다. 나이가 많은 우리 플로리다 주민들이 될 겁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백신은 아직 구경도 못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접종 신청을 하기 위해 딸 가족까지 총동원돼 컴퓨터 5대를 켜놓고 온라인 예약을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

미국 플로리다주 온라인 접종 예약 시도 모두 실패
[조이스/플로리다 주민 : 아무리 시도해도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만 뜨더라고요. (희망 고문을 당한다는 느낌이 안 들던가요?) 네, 맞아요.]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 한 달이 넘도록 발만 동동 구르다 보니 가족들도 지쳤습니다.

[로사/조이스의 딸 :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어요. 백신 때문에 매일 울면서 지내요. 마음이 너무 아파요. 제 자신이 너무 무기력하게 느껴져요.]

이 여성이 사는 플로리다주는 최근까지 외국인에게도 백신 접종을 허용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른바 '백신 투어'를 온 외국인들이 취약계층 거주민보다도 되레 먼저 백신을 맞는 일이 비일비재했습니다.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주정부는 거주민 인증을 해야지만 백신 접종을 맞을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겠다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 아르헨티나 여성처럼 플로리다 여행을 갔다가 거주자 인증 없이도 공짜로 백신을 맞았다며 자랑 영상을 올리는 외국인들이 여전히 비일비재합니다.

그런가 하면 백신 예약 홈페이지가 엉터리라 제대로 접속은커녕 애써 잡은 예약이 7천500건이나 무더기로 취소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엉터리 행정으로 정작 취약계층 주민은 맞지 못하고 외국인 관광객들이 백신을 맞는 플로리다주의 현실, 왜 미국에서 백신 공급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지 잘 보여주는 한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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