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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팔' 이식 시대 열렸다…뇌사자 기증

<앵커>

사고로 한쪽 팔을 잃은 60대 남성이 뇌사자의 팔을 이식받았습니다. 팔 이식은 아주 어려운 수술이어서 2018년에야 합법화되고 기증이 가능해졌는데 그 뒤 첫 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겁니다.

조동찬 의학 전문기자입니다.

<기자>

30여 명의 의료진이 수술방 3곳에서 17시간 동안 벌인 사투의 결과였습니다.

[최윤락/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 손가락 구부리는 힘줄이 한 10개 이상이 되고 펴는 힘줄이 또한 10개 이상이 되니까 그것들을 하나하나 맞추면서 손의 기능을 살려야 되겠다.]

이식 부위는 환자의 오른쪽 팔꿈치 아랫부분, 뇌사자 팔의 뼈와 힘줄은 물론 작은 신경과 혈관까지 환자의 팔에 이어야 했습니다.

[홍종원/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교수 : 동맥 두 개랑 양옆으로 나란히 조그맣게 정맥이 가는데 두 개씩 두 개씩 네 개 하고 피부 쪽에 있는 혈관까지 해서 총 5개를 이어줬고요.]

뇌사자의 팔 뿐만 아니라 폐, 심장, 간 등도 다른 환자에게 기증할 수 있도록 하는 수술도 동시에 이루어졌습니다.

타인의 팔이 이어지는 순간,

[홍종원/세브란스병원 성형외과 교수 : 남의 손에 다른 사람의 피가 돌아서 살아난다는 그 느낌 딱 했을 때 저뿐만 아니라 그 수술방에 있었던 많은 분들이 되게 좋아하셨고.]

수술 직후 이식받은 환자의 손가락이 마술처럼 움직였습니다.

[최윤락/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 환자가 무의식적으로 싹 힘을 줬나 봐요. 근데 저희가 너무 구부러지지 않게 조그만 걸 쥐어놓는데 그게 딱 움직이니까 이게 잘 됐구나.]

팔까지 내어준 뇌사 기증자에게 의료진은 의수로 팔을 복원 시켜 예의를 갖췄습니다.

의료진은 이식에 성공한 환자가 별다른 부작용 없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며, 6개월 뒤에는 감각과 운동 기능이 더 향상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김선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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