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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병원도 안 가"…'유령 형제' 8개월째 방치

<앵커>

학대와 같은 극단적인 피해를 당하지 않더라도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벗어나 일상에서 고통받고 있는 아이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대전에서 10살도 안 된 두 형제가 모텔을 전전하며 학교도 가지 못하고 살고 있었습니다.

TJB 조혜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5월 대전 서구에서 두 형제가 학교에 가지도 병원 치료가 받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부모가 만 9살과 6살인 형제를 출생신고조차 안 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학대 징후가 없었고 출생신고를 하겠다는 부모의 말만 믿고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았습니다.

모텔을 전전하던 가족들은 돌연 연락을 끊고 사라졌고, 경찰은 지난해 11월 두 번째 신고를 받고서야 부모를 입건했습니다.

[최은희/대전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 경찰이 출생신고를 강제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보니 출생신고 권고와 병행해서 아동복지법으로 입건하게 됐습니다.]

관할 교육청도 이들 형제의 존재를 알았지만, 제도권 안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게 없다는 답변만 내놨습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 : 전체적으로 관리가 되어야 하는 것 같아요. 동 주민센터도 그렇고, 저희(교육청)도 그렇고.]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르면 기간 내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복리가 위태롭게 될 우려가 있는 경우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출생신고를 할 수 있지만, 어느 기관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세상에는 존재하지만, 기록에는 존재하지 않는 아동들이 보호자에게 삶이 은폐되고, 학대 등 심각한 피해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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