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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낀 소설로 문학상 5개 휩쓸어…'복붙' 못 막나

<앵커>

한 남성이 다른 사람의 소설을 통째로 베껴서 문학 공모전에 출품했다가 지난해 5개의 문학상과 상금을 받았습니다.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졌고 원작자는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민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포천시에서 주관한 문학상 공모전의 단편소설 당선작입니다.

그런데 손 모 씨가 공모한 <뿌리>라는 제목의 이 단편소설, 2년 전 한 대학교 학보사 주관 문학상에 당선된 대학생 김민정 씨의 단편소설과 제목부터 본문까지 판박이처럼 똑같습니다.

소설 표절 논란

다른 건 딱 하나, 원작에 없던 병원 이름이 포천병원으로 바뀌었습니다.

남의 글을 통째로 베낀 이 소설로 손 씨가 지난해 탄 문학상은 포천시 문학상을 포함해 모두 5개, 상금만 500여만 원입니다.

온라인상에서 뒤늦게 이 사실이 알려지자 원작자는 법적 대응에 나섰고, 주최 측은 손 씨에 대한 수상을 취소하고 상금을 회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문학상 주관 단체 관계자 : 필터링하는 데 있어서 저희가 자체적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데이터베이스가 존재하지 않고 한계점이 노출된 거죠. 저희들도 사실은 면목이 없죠.]

손 씨는 SBS와 통화에서 이렇게 해명했는데,

[단편소설 도용 손 모 씨 : 문학상에 욕심이 있었던 건 아니고요. 개인적으로 수상금도 좀 필요했고요. 제 잘못이죠, 결론적으로.]

소설 표절 논란

개인 소셜미디어에 올린 다수의 다른 공모전 수상작들에 제기된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추후 소명하겠다"고만 했습니다.

[박철화/문학평론가 : 한국콘텐츠진흥원 같은 기구가 있거든요. 거기에 (지자체) 수상작품들을 전체적으로 모아서 온 국민이 그것을 향유하고 지켜볼 수 있도록 해준다면 (참여자들이) 더욱 신중한 자세를 갖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역을 홍보하는 손쉬운 방법으로 활용되는 각종 지자체발 문학상 공모전이 최근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는 만큼, 상금을 타기 위해 도용과 짜깁기까지 불사하는 일부의 일탈을 막기 위한 대책이 시급합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최대웅, 영상편집 : 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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