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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北 '반미 우표' 발행 올해도 미정…일단은 관망할 듯

[취재파일] 北 '반미 우표' 발행 올해도 미정…일단은 관망할 듯

북한 2021년 우표 발행 계획서

김아영 기자 nina@sbs.co.kr

작성 2021.01.18 14:25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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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2021년 우표 발행 계획서
북한이 올해 발행하겠다고 예고한 우표 목록에는 이른바 '반미 우표'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 우표 전문가인 이상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체육위원이 SBS에 공개한 북한의 새해 우표 발행 계획서를 보면 북한의 대미 메시지를 반영한 우표 목록은 전무했다.

계획서에는 크게 대내적인 정치 일정을 반영한 우표와 비정치적 소재를 대상으로 한 우표들이 담겼다. 북한 내부 일정을 반영한 우표는 2월 16일 김정일 생일 79주년 기념우표 1종과 4월 15일 김일성 생일 기념우표 1종, 12월 30일 김정은 공화국 무력 최고사령관 추대 10주년 등이다. 그 외에는 식물, 미술작품, 특산물, 동물, 평양 지하철도 등에 관한 우표들이다.

북한 새해 기념우표
북한은 매해 6월 25일부터 정전협정체결일인 7월 27일까지를 반미 공동투쟁 기간으로 정하고, 이를 기념하는 반미 우표를 발행해왔는데 이 계획을 건너뛴 셈이다. 다만 이런 행태가 올해 처음 등장한 것은 아니다. 북한은 2018년 반미 우표를 발행했다가 북미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고려한 듯 재빠르게 이를 삭제하거나 거둬들였다. 2차 북미 정상회담 논의가 오가던 2019년 초와 정면 돌파전을 선언한 2020년에도 반미 우표 발행 계획은 내놓지 않았다. 그러니까 올해로 3년째 반미 우표 계획을 내놓지 않은 것이다. 다만 올해는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는 해라는 점은 지난 2년과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반미 우표에 관한 직접적인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기조를 정확히 가늠하기도 전에 굳이, '앞으로 미국을 비난할 것'이라고 예고할 필요까진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추정은 가능하다. 김정은 총비서가 미국을 최대 주적으로 부르면서도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의 원칙에서 미국을 상대할 것"이라고 밝힌 점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들리기도 한다.

여기에 2021년의 우표 발행 계획서가 사실상 전년도에 확정된다는 점을 고려해 볼 필요도 있다. 바이든의 승리에도 불구하고 미국 대선 이후 정국은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고, 이러한 여파로 일단은 '안전하게' 작성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추정이다. 북한이 노동신문에 미국 대선 관련 결과를 보도하지 않은 채 한동안 침묵을 이어갔던 것도 관망하려는 기조가 이어졌다는 정황이기도 하다.

북한은 지난 1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8차대회를 기념하는 열병식을 진행했다.
물론, 우표 예고 하나 안 했다고 해서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 또한 없을 것이다. 우표는 예고 여부와 관계없이 북한 필요에 따라 언제든 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말과 이미지의 공격' 수위와 무력 행보의 수위는 명백히 별개의 트랙으로 살펴야 할 것이다. 북한은 8차 당대회를 통해 ICBM 명중률을 제고하겠다고 했고, 새 SLBM을 공개했으며 새 핵잠수함 설계를 처음으로 공식화하였다. 이번에 발표하지 않은 반미 우표는 언제든 낼 수도, 내지 않을 수도 있지만 북한 입장에서 할 일은 계속할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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