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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이 증거다"…가해자 없는 판결에 오열

<앵커>

오늘(12일) 선고 결과에 피해자들은 분노와 눈물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가습기 살균제를 쓰고 나서 아픈 내 몸이 증거라면서, 피해자는 있는데 그것을 책임질 가해자는 없는 것이냐고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피해자들 반응은, 안희재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2008년부터 2년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조순미 씨는 기침과 호흡곤란 증세에 시달렸다고 말합니다.

결국 폐기능이 40%만 남았다는 진단을 받고 10년 넘게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조순미/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기침도 나고 숨도 좀 가빠지고, 폐 기능이 벌써 이미 많이 떨어져 있었고, 입원하고 퇴원하고를 반복했는데….]

10kg 가까운 산소발생기 없이는 외출이 어렵지만, 그래도 오늘 법원의 판단에 기대를 걸며 어려운 발걸음을 뗐습니다.

[조순미/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다 입증이 됐으니까 올바른 판단이 내려져서….]

조 씨 같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는 현재까지 4천100명으로, 이 중 1천 명 가까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하지만 중증 환자가 수만 명, 피해자는 수십만 명에 이른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제조사들이 책임 회피로 일관해도,

[안용찬/전 애경산업 대표이사 (2019년 청문회) : 전혀 기억나지도 않고 알지도 못합니다.]

국회와 거리, 수사기관과 법원을 수없이 오가며 진실 규명에 기대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청천벽력 같은 선고 결과에 조 씨는 오열했습니다.

[조순미/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 이 제품을 써서 한두 명씩 죽어간 그 숫자가 어마어마함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모두가 무죄라고 할 수 있습니까! 내 몸에 일어나는 일이, 그것이 다 증거인데….]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피해자 모임은 "재판부가 지적한 화학물질 유해성은 학계에 널리 보고된 상태고 근거도 충분하다"며 무죄 선고에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또 피해 원인을 제대로 검증 못한 수사기관과 정부 책임도 크다며 최근 마무리된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재개해서라도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호·하 륭,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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