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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이헌정의 도자, 만들지 않고 태어난'

[FunFun 문화현장]

<앵커>

전통적인 도자 기법으로 만들어진 현대적인 조형물,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형태와 색채로 관객들과 소통하는 도자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이헌정의 도자, 만들지 않고 태어난 / 1월 28일까지 / 박여숙화랑]

무심히 던져진 듯 놓여 있는 덩어리들.

섭씨 1,300도의 고열을 견뎌낸 도자 조형물들이 영하의 날씨에도 꿋꿋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등받이 없는 의자, 스툴은 정현종 시인의 시에서처럼 여기저기 세상에 떠있습니다.

섬은 그 자체로서도 의미가 있지만, 주변 존재와의 관계 역시 중요합니다.

[이헌종/도예가 : 사람과 사람을 연결해주는 다리의 역할, 혹은 쉼터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럴 수 있다고 제가 상상을 했고요.]

오랜 인고 끝에 만들어진 작품들은 각자 자신만의 형태와 색채를 내보입니다.

육면체이지만 각진 모서리 없이 부드럽고 푸근하며, 유약이 칠해진 윤곽은 뜨거운 온도에 녹아내린 채 자유롭습니다.

모서리가 있어도 균일하지 않은 저마다 다른 형태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이헌종/도예가 : 제가 만든 물건이 저의 의도에 의해 결정되기보다는 사용자 혹은 관람자에 의해서 상상력이 조금 더 포함돼서 조금 또 다른 사물로 폭넓게 이해되기를 바라는 그런 부분이 있습니다.]

전시되고 있는 38점의 작품들은 실용성이라는 쓰임새는 같지만, 각자 다른 모양과 색채로 섬처럼 떠있습니다.

흙으로 빚어 유약을 칠하고 불로 구워내는 전통 도자의 기법은 그대로 계승하되, 자유로운 형태의 조형미를 추구하는 작가의 미학적 세계가 돋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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