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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점검 중 갑자기 작동…멈춤 장치는 한 층 위에

<앵커>

어제(10일) 발생한 여수 사고를 조금 더 들여다보겠습니다. 숨진 근로자는 당시, 설비를 멈춰놓고 안에 들어가 작업 중이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갑자기 기계가 작동됐습니다. 그리고 그걸 멈출 수 있는 비상 정지 단추는 멀리 위층에 설치돼있었습니다.

이어서 한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고가 난 곳은 금호석유화학의 계열사로 유연탄을 취급하는 금호 티앤엘.

어제저녁 7시 16분쯤 석탄 이송 장치가 갑자기 멈춰섭니다.

협력업체 직원인 30대 정 모 씨는 동료 한 명과 함께 기계설비 점검에 나섰고 자신이 직접 설비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기계 통제실은 제어 방식을 수동으로 바꿨고 저녁 7시 40분에 통제실 근무자들이 교대됐습니다.

그런데 점검이 끝나기도 전인 8시 4분쯤 설비가 갑자기 가동됩니다.

기계가 돌아간 10초 정도 짧은 시간에 안에서 작업 중이던 정 씨가 기계에 끼여 숨지고 말았습니다.

지난 2018년에도 이 사업장에서는 노동자가 가동 중이던 석탄 운송대에서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났습니다.

이후 회사 측은 1인 1조였던 근무를 2인 1조로 바꿨다고 밝혔지만, 또 사망 사고가 난 겁니다.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기계를 멈출 수 있는 비상 단추는 계단으로 올라가야 하는 위층에 뚝 떨어져 있었습니다.

[동료 작업자 : 끄려면 바로 위로 올라가서 꺼야 되기 때문에 그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바로 끌 수는 없고요.]

유족들은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며 울분을 토합니다.

[유가족 : 비단 우리 아들내미 혼자뿐 아니라 2년 전에도 꼭 같은 일이 생겼어. 그래서 뭔가 개선이 되는 게 있어야 될 것 아닌가.]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장치 운전 기록 분석과 함께 근무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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