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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

WEF(세계경제포럼) '일자리의 미래 2020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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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미래팀에서 가장 관심을 가졌던 사안 가운데 하나가 경제 이슈, 일자리의 변화였습니다. 그래서 SDF2020에서도 베인앤드컴퍼니의 파트너들이 연사인 세션을 통해 '코로나 이후 기업들의 눈에 띄는 변화'를 물었습니다. 지난 10월 말 이후엔 세계경제포럼 WEF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 MIT까지 관련 보고서들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글에선 그 가운데 일부 내용을 인용해 일자리의 미래를 다뤄보려고 합니다.

"Future of Work Trends Post-COVID-19 (Long-Term Impact & Actions for HR)" p.2 by Gartner for HR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전 세계 경제 성장률을 -4.4%로 제시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노동시장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습니다. 2008년 세계경제위기와 비교해도,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이 훨씬 크고 불평등도 더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저임금 노동자, 여성, 청년 노동자들에게 그 영향이 더 크고, 빠르게 미치고 있다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이미 AI 같은 양면성을 가진 혁신적 기술의 부상으로 일자리의 변화가 예고됐는데요. 팬데믹으로 인한 경제 위축까지 더해지면서 일자리 지형은 전례 없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포럼(WEF)이 지난 10월, '일자리의 미래 2020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15개 산업분야, 291개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의 최고 경영자 등 비즈니스 리더들을 조사하고 공공 및 민간의 최신 자료를 종합해 작성한 보고서입니다.
https://www.weforum.org/reports/the-future-of-jobs-report-2020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Future of Jobs Report 2020, October 2020" by World Economic Forum p.44, Figure 36

- 전 세계 노동자들은 코로나19의 충격과 이전부터 진행되던 자동화 기술의 전환 여파로 '이중의 고통(double-disruption)'을 겪게 될 것이다. 컴퓨터가 데이터 처리와 관련한 대규모 작업을 맡고, 행정 관리와 반복적인 수작업은 화이트컬러, 블루컬러 노동자들이 맡게 될 것이다.

- 이 같은 분화로 인해 고용주들은 직원들이 미래 업무 능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기술 재교육(reskilling)'과 '기술능력 제고(upskilling)'에 상당한 투자를 해야 한다. 고용주의 절반은 앞으로 5년간 직원 재교육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 인간이 하던 일을 기계·기술로 대체하는 기업이 늘면서 2025년까지 행정・사무 분야를 중심으로 전 세계 일자리 8천500만 개가 없어질 것이다. 대신, 같은 기간 9천70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도 예상된다 *2년 전 WEF의 예측치(창출 1억 3천300만 개, 상실 7천500만 개)와 비교하면 일자리 창출보다 상실되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취재파일]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

- 코로나 팬데믹 위기의 장기화로 원격근무로의 전환이 더 빨라질 것이다. 기업 리더의 78%는 현재의 근무 방식이 생산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기업의 84%는 원격근무 도입 등 근무 시스템을 대거 디지털화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이들이 고용한 770만 명 중 44%를 원격 근무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일자리의 총량을 줄이기보다는 늘리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다.

- 인공지능(AI), 콘텐츠 생산, 아동·노인을 대상으로 한 '돌봄 경제' 분야 등도 새 일자리를 공급하게 될 산업 분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자료 입력, 회계, 행정 보조 업무는 줄어드는 추세이다.
[취재파일]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

- 조사 대상 기업의 43%가 혁신적 기술의 부상으로 5년 안에 일자리를 줄일 예정이라고 답했고, 41%가 전문 기술을 점점 외주 계약으로 충당하겠다고 응답했다.

- 향후 5년 안에 인간과 기계의 노동 시간이 같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인간이 기계에 점점 일을 내주는 이런 '역전' 흐름은 자동화를 촉진하는 기술이 발전하는 데다 코로나19 대유행이 겹치면서 가속화될 것이다.

- 지난 5년간 '새롭게 떠오르는' 직군으로 이직한 이들은 전혀 다른 분야에 종사하던 사람들로 데이터과학 및 인공지능(AI) 분야로 이직한 사람들 중 50%는 타 분야 출신이었다. 컨텐츠 개발 직무의 경우에는 72%, 기술직 전체로 따지면 67%가 무관한 분야에서 이직했다.

- 그렇다면 기업 리더들이 기대하는 미래 인재상은 어떠할까? '자동화 시대'에도 인간의 비판적 사고, 분석 및 문제 해결 능력은 더욱 가치를 갖는다. 기업 리더들은 비판적 사고와 분석, 문제 해결과 능동적 학습 등 자기 관리 능력을 갖고 있는 개인들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봤다. 비대면 근무가 장기화되면서 개개인의 스트레스 내성, 사고의 유연성, 융통성 등도 기업들이 평가 비중을 높이는 역량이다.
[취재파일]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

- 변화하는 근무 환경에 따라 많은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이 조사한 291개 기업 중 94%는 현재 일하고 있는 직원들이 시대에 맞춰 새로운 역량을 개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는 2018년 당시의 65%에서 30%p 가량 급등한 수치다.

- 특정 분야의 기술 채택 속도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및 전자상거래에서부터 암호화, 휴머노이드가 아닌 로봇, 인공지능 등은 기업 리더들이 특히 높은 관심을 보이는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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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체 고용주의 약 3분의 1이 디지털 툴을 통해 직원들 간의 공동체 의식, 연결 및 소속감을 형성하고 원격 근무에 따른 웰빙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 IBM 비즈니스 가치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세계 12대 경제 대국 1억 2천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들이 AI와 자동화의 출현으로 향후 3년간 재교육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국에서는 5000만 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미국은 1100만 명, 독일과 일본 등에서는 수백만 명의 노동자가 AI 도입에 따른 재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이런 훈련을 통한 기술 격차를 해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지난 4년 동안 10배 이상 늘어났다. 2014년, 기업 교육을 통해 역량 격차를 해소하는 데 평균 3일이 걸렸던 데 비해 2018년에는 36일이나 걸렸다.

세계경제포럼의 보고서에서는 특히 AI 기술이 적절한 규제나 감독 없이 맹렬한 속도로 발전하는 상황을 꼬집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수천만 노동자들을 재교육 시킬 체계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첨단기술을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러한 추세에 신중하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솔루션."이라고 짚었습니다.

비슷한 우려는 MIT가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달 <미래의 직업 Work of the Future>을 위한 MIT TF팀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에도, 중등교육을 받았거나 전문적 기술이 없는 서민들 사이에선 직업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었습니다. 미국의 많은 대중들에게 기술 발전이란 '불투명한 상태'로, 대부분 '로봇의 개발' 정도를 그 현상으로 인지할 뿐입니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앞으로 판단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작업까지 대체할 것이라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어, 변호사, 회계사 등 고도로 전문화된 사무 업무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예외일 수 없습니다.
[취재파일]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

MIT는 특히 국가와 기업이 노동자와 그들이 사용할 기술에 투자해야 하며, 노동자들 스스로 미래의 직업에 대응하도록 돕기 위해 교수법과 훈련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동시에, 노동자들을 고용하는 '시스템', 그리고 그들을 보호하고 지원하는 '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The Work of the Future: Building Better Jobs in an Age of Intelligent Machines" p.10 by MIT Work of the Future

혁신은 신新산업에 뿐 아니라 노동시장의 제도와 구조,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술에도 필요합니다. 오늘날의 직업 대다수가 1세기 전엔 존재하지 않았듯이, 21세기의 많은 직업들은 아직 등장조차 하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미래 일자리에 대한 주요 기관들의 전망, 어떻게 읽으셨나요? 미래팀은 여러분들의 의견을 기다립니다.

SBS 미래팀 / sdf@sbs.co.kr

** 참고 문헌과 기사
<The Future of Jobs Report 2020, October 2020> World Economic Forum
<The Work of the Future: Building Better Jobs in an Age of Intelligent Machines>MIT Work of the Future
<Future of Work Trends Post-COVID-19 (Long-Term Impact & Actions for HR)> Gartner for HR
<Report outlines route toward better jobs, wider prosperity> November 17, 2020
<AI revolution means 120 million people need to reskill> September 9, 2019. ©Workplace Insight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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