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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도쿄올림픽 운명 3월 초에 결정될 듯

[취재파일] 도쿄올림픽 운명 3월 초에 결정될 듯
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연기된 2020 도쿄올림픽의 운명이 오는 3월 초에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3월 10일부터 열리는 IOC 총회에서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의 말처럼 오는 3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 동안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제137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가 개최됩니다. 이 총회에서는 2013년부터 8년간 재임해온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연임이 결정되는데 현재까지 바흐 위원장이 단독 출마한 상태이기 때문에 무난히 당선돼 2025년까지 IOC를 이끌 것으로 전망됩니다.

도쿄올림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문제는 도쿄 하계올림픽 개최 여부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 정상 개최가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특히 개최국 일본에서 연일 신기록을 세울 만큼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회의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일본 측이 이미 더 이상의 연기는 없다고 밝힌 만큼 이제 남은 건 강행이냐 최소냐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결정하는 것뿐입니다. 3월 초가 중요한 이유는 올림픽과 관련한 일정 때문입니다.

3월 4일부터 7일까지 도쿄에서는 올해 첫 테스트 이벤트이자 올림픽 티켓이 걸린 아티스틱 스위밍 대회가 열립니다. 또 3월 25일부터는 도쿄올림픽 성화가 일본 전역에서 봉송됩니다. 이 사이에 IOC 총회가 열립니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첫 테스트 이벤트가 정상적으로 치러지면 문제가 없겠지만 아티스틱 스위밍 대회가 코로나19로 무산된다면 올림픽 개최에는 검은 먹구름이 끼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세계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바흐 위원장의 입을 쳐다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하려면 아무리 늦어도 최소한 3~4개월 전에는 각종 일정을 확정해야 합니다. 그래야 올림픽 준비에 차질이 없습니다.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결정한 시점도 개막일(7월 24일)을 4개월 앞둔 지난해 3월 하순이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바흐 위원장은 3월 총회에서 도쿄올림픽을 강행할지 아니면 취소할지를 밝힐 가능성이 큽니다. 강행 의사를 밝히면 성화 봉송은 예정대로 3월 25일 시작되고, 취소를 결정하면 성화 봉송은 물론 올림픽 예선, 테스트 이벤트 등 모든 것이 취소되는 것입니다.

IOC는 올림픽을 위해 존재하는 기구이기 때문에 현재 IOC 내부 분위기는 어떻게 해서든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겠다는 것입니다. 현역 최장수 IOC 위원인 캐나다의 딕 파운드 위원은 최근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이 일반인보다 백신을 우선 접종할지 여부는 각 나라가 결정할 사안이다. 일부 사람들은 이것을 '새치기'라고 간주할 수 있지만, 나는 이 방법이 도쿄올림픽을 정상적으로 개최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습니다.

IOC 사정에 정통한 파운드 위원의 이 발언은 올림픽 개최의 관건이 선수들의 안전이기 때문에 선수들에게 백신을 우선 접종시킨 뒤 올림픽을 치르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문제는 일본 내 코로나19 상황입니다. 현재 일본 정부가 긴급사태를 선언한 지역은 도쿄와 주변 3개 현으로, 기간은 지난 8일부터 2월 7일까지 한 달 동안입니다. 주민들에겐 밤 8시 이후 외출 자제를 요청하고, 음식점과 노래방도 폐점 시간을 밤 8시로 2시간 앞당겼습니다.

만약 일본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긴급 사태 기간이 3월까지 연장된다면 사실상 올림픽 취소 쪽으로 여론이 급격히 쏠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본은 지난 194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유치해놓고도 자신들이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결국 개최권을 반납한 아픈 기억이 있습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의 말처럼 2020 도쿄올림픽도 '저주받은 올림픽'으로 기록될지 주목됩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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