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을 방문한 한국 외교차관이 테헤란에서 이란 외무차관과 만났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이 보도했습니다.
최 차관은 아락치 차관 면담을 시작으로 이란에 억류 중인 한국 선박과 선원의 조기 석방을 위한 협상을 벌입니다.
아락치 차관은 최종건 차관과의 면담에서 이란 사법부 결정이 나올 때까지 한국 선박은 어디로도 갈 수 없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아락치 차관은 "한국이 이번 사건을 정치화하지 말고 이란 사법부의 사실관계 조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란 ISNA 통신이 전했습니다.
아락치 차관은 최 차관과의 면담에서 한국 선박은 기름을 유출해 걸프만을 오염시켰기 때문에 억류된 것이라며, 이 사건은 정치적인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아락치 차관을 포함한 이란 관리들은 한국 선박 억류는 미국의 제재에 따른 한국 내 이란 계좌 동결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아락치는 그러나 "미국의 제재로 2년 반 동안 우리 계좌가 동결됐고 이 기간에 한국은 스스로 미국의 지시에 흔들렸다"면서 한국은 이란과의 관계에서 독자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제재로 70억 달러 상당의 이란 원유 수출대금이 한국은행들에 동결돼 있는데, 이란은 이 돈으로 의약품과 의료장비, 코로나19 백신 등을 사게 해달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란의 강경파와 가까운 정권의 한 내부자는 "한국은 모욕을 당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가 약과 백신 구입이 절박한 때 이란의 자금을 묶어둘 수 없다는 걸 깨달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