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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주일 한국대사 "최악의 한일관계, 정치적 해법 모색해야"

[취재파일] 주일 한국대사 "최악의 한일관계, 정치적 해법 모색해야"

김혜영 기자 khy@sbs.co.kr

작성 2021.01.09 13:2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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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주일 한국대사 "최악의 한일관계, 정치적 해법 모색해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이 나온 어제(8일), 주일 한국대사에 강창일 전 국회의원이 공식 임명됐습니다. 지난해 11월 내정이 발표된 이후 두 달여 만인데요. 강 신임 대사는 "발령 난 날 '위안부' 판결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에서 더 경색되는 상황을 직면하게 돼 더욱 어깨가 무겁다"고 했습니다. 강 대사는 그러면서도 "법리적 논쟁을 서로 검토하는 건, 법의 영역이다. 그것도 포함해서 이제 정치적 해결 방안들을 모색해야 한다"며 양국이 추가적인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강 대사와의 인터뷰 전문입니다.

● "대사 임명, 한일관계 정상화 박차 가하란 뜻…어깨 무거워"

Q. 주일 한국대사로 임명된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는?
A. 지금 한일 관계가 최악의 상태로 빠졌죠. 최근 몇 년 사이에 역사 갈등 문제가 경제 문제로까지 번지고 안보 문제까지 번져서, 전선이 전면화됐습니다. 모든 방면에서 대립 갈등 관계 속에 있어요. 그래서 우리는 지금의 한일관계를 두고 소위 '최악의 관계'라고 하죠.

최근 2~3년 사이에 치킨 게임이 돼버려서, 한·일 양국이 서로 상처를 많이 줬어요. 일본에게도 상처 줬고, 우리는 우리대로 상처를 입었죠. 일본이 계속 전선을 확대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 정부는 줄곧 한일관계 정상화를 주장해왔습니다. 저도 늘 한일관계 정상화를 주장해왔고요. 그래서 제가 주일 한국대사로 임명된 것은 한일관계 정상화에 좀 더 박차를 가하자는 뜻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일관계가 지금 이렇게 최악의 경우까지 와서 어깨가 무겁고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되는지에 대해서 심히 중압감도 느낍니다.

지금 한국과 일본, 양국 정부는 왜 서로가 이렇게 하는지를 서로 이해하고 있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일본이 왜 이런 식으로 하느냐', '한일협정을 늘 운운하면서 이런 식의 과거 역사 문제를 모른 체 하느냐'고 주장합니다. 왜 일본이 그렇게 하는지 조금은 이해가 가긴 하지만, 일본은 한국의 대법원 판결에 대해, 한국이 삼권분립이 된 나라이기 때문에 그것을 존중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한국의 식자들, 일본의 식자들도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죠.

그래서 이제는 법은 법이고, 한·일 양국 정부가 이것을 풀어나가는 정치적으로 풀어가는 지혜를 모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명분과 원칙을 존중해주면서 제 3의 해결 방법은 없는지 모색해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 되게 어려운 상황이지만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우리 입장을 일본 측에 설명도 하고 이해도 시키면서 해보려고 합니다.

● "'위안부' 판결, 법리적 논쟁 검토하며 정치적 해법 모색해야"

Q. 주일 대사로 임명된 날, '위안부' 피해자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한일관계에 또다시 악재가 터졌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A. 제가 발령 난 날, 위안부 재판 문제가 나서 좀 깜짝 놀랐습니다. 또 13일에 재판이 한 번 남아있죠. 이번 재판은 '반인륜적인 범죄에 대해서는 주권 면제가 안된다'는 사법부 판단, 1심 판단이었습니다. 우리는 완전한 삼권분립 체제이기 때문에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합니다.

일본 정부에서는 판결 나온 이후 남관표 대사를 불러서 '12.28 위안부 합의는 불가역적, 최종적 해결을 담았는데, 이를 파기한 것이다.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얘기했죠. 일본이 우리 측에 '1965년 한일협정에도, 2015년 12.28 위안부 합의에도 어긋나는 것'이라며 문제를 항의했습니다.

그런 법리적 논쟁을 서로 검토해 봐야 합니다. 첫째는 12.28 위안부 합의가 유효하냐 문제가 있고, 둘째로 유효하다 하더라도 과연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없는지 법리적 검토를 해야겠죠. 그거는 이제 법(의 영역)이고요. 그것도 포함해서 정치적 해결 방안들을 모색해야 합니다. 일이 많아진 거예요. (양국 관계는) 최악의 상황에서 더 경색될 겁니다. 이런 상황을 직면해서 저는 더욱 어깨가 무겁습니다.

Q. 지난 2004년 이탈리아 법원이 독일 나치에 강제 동원된 자국민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국제사법재판소는 이를 인정 않고 독일의 손을 들어준 바 있습니다. 이 판례를 근거로 일본 정부가 이 사건을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이는데요.
A. 그건 두고 봐야겠죠.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도 여러 가지 대응책을 내놓을 겁니다. 한국도 한국 정부대로 대응책을 내놓지 않겠습니까. 다만, 저는 한국 정부가 정하는 대응을 메신저로서 알리는 그런 역할을 해야 되겠죠. 제가 얘기할 수 있는 그런 입장은 아닙니다.

● "역사문제와 실질협력은 별개…코로나·도쿄 올림픽 등 협력해야"

Q. 대사가 생각하는 강제동원 문제의 가장 이상적 해결 방법은?
A. 제가 국회에 있었을 때는 마음대로 얘기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얘기하면 안 됩니다. 많은 아이디어들이, 많은 전문가들에 의해서 13~14가지 정도 대안이 나오고 있어요. 반면, 일본에서는 뚜렷한 대안을 우리한테 보여주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의원 시절에는 일본 측에 협상테이블에 앉아서 자기들 요구가 뭔지를 정확히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언론 플레이만 하지 말고, 협상 테이블에서 이 역사 문제에 요구하는 게 뭔지 정확히 말하라고 얘기했습니다.

또 하나, 우리 문재인 대통령도 '우리는 열려있으니 대화하자'고 주장해왔죠. 어떤 좋은 방법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외교는 상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방안에 대해서 일본 측하고 얘기를 해봐야 합니다. 또 국내에도 한 사람 의견만 가지고 안 되고 종합적으로 분석을 하고 의견을 모아야 됩니다.

Q. 일본 정부는 일본 기업의 돈이 한 푼도 들어가선 안 된다는 입장인데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A. 일본제철은 예전에 돈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예전에 화해하자는 얘기가 있다가, 아베 정부가 들어오면서 올스톱된 걸로 알고 있어요. 과거에 그런 제의가 있었어요.

제일 좋은 건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줄곧 주장했던, '역사 문제는 역사 문제대로, 미래지향적 실질협력은 협력대로 분리해서 하자'는 겁니다. 역사 문제는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건 이거대로 계속 풀어가면서, 나머지 문제들을 서로 협력하자는 이야기를 계속해왔죠. 그 기조는 여전히 변함이 없습니다. 저는 양국 정부의 메신저로서, 메신저 역할을 해야죠. 그리고 여러 가지 방안이 있으니까 지혜를 모아야죠. 우선 한일관계 정상화가 양국을 위해서 좋다는 이 대전제 위에서 풀어나갈 묘안을 찾아야 된다고 봅니다.

그리고 한·일 간에는 역사 문제 말고도 손잡아야 될 게 많습니다. 도쿄 올림픽도 그렇고요. 한미일 삼각 공조체제 강화 문제도 있고, 코로나 공동 대응 문제, 문화 개방 문제, 경제 협력 문제도 있습니다. 수 십 개의 서로 손잡고 협력해야 될 부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역사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으니 한 발짝도 진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일 양국이 서로 윈윈 해야 하는데 서로 손해 보는 치킨 게임이 돼버렸다 이겁니다. 그러니까 그것을 풀어나가자는 거죠.

지금 당장 코로나 때문에 한국도 일본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데 이제 백신도 나오고 치료제도 나오면 많이 풀려나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도쿄 올림픽은, 코로나19 상황이 더 악화하면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만 상황이 풀릴 것을 전제로 하면서 올림픽이 열리기를 바라야죠. 그리고 한국도 올림픽에 적극 동참하고,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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