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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북, 노동당 대회 한창인데…노동신문엔 달랑 기사 하나

[취재파일] 북, 노동당 대회 한창인데…노동신문엔 달랑 기사 하나
북한의 8차 노동당 대회가 지난 5일부터 계속되고 있습니다. 당이 곧 국가인 북한에서 노동당 대회는 가장 크고 중요한 정치행사이며, 이번 당 대회는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두 번째입니다.

북한의 대내외적 정책 방향이 천명될 것으로 보여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북한의 보도 내용을 보면 의외로 단촐합니다. 북한의 행사 보도는 보통 하루 뒤에 나오는데, 당 대회 첫날 상황을 보도한 지난 6일에만 김정은 위원장의 개회사를 비롯해 기사가 몇 건 나왔을 뿐 어제(7일)와 오늘은 노동신문에 관련 기사가 달랑 하나뿐입니다.

당 대회는 개회사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당중앙위원회 사업총화(평가) 보고가 이어지고 있는데, 사업총화 보고 내용은 매우 간략하게 키워드 위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사업총화 내용이 세세히 보도됐던 5년 전 7차 당 대회 때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조선중앙TV도 7차 당 대회 때에는 매일 오전 8시부터 방송을 시작했지만, 이번에는 당 대회 첫날(5일)과 둘째 날(6일)에는 평일처럼 오후 3시에 방송을 시작하다 당 대회 사흘째인 어제부터야 오전 9시 방송으로 앞당겼습니다. 북한 최대의 정치행사라는 당 대회를 북한 매체들이 소극적으로 보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0108 안정식 취재파일용] 북한 당 대회 (사진=연합뉴스)

● 공개된 당 대회 개략적인 내용은

지금까지 나온 북한 당 대회 보도 내용은 대략 이런 수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기간 동안 경제목표에 엄청나게 미달했다며 경제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자체의 힘' 즉 자력갱생을 여전히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해 인민 안전과 사회주의 건설 환경을 수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국가방위력을 보다 높은 수준으로 강화한다는 말이 핵무력 강화를 포함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수위조절을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은 또 조성된 형세와 변천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하고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 발전시키기 위한 당의 방향을 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변화된 시대적 요구에 맞게 대남문제를 고찰한다는 표현으로 볼 때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남북관계의 필요성을 고려하겠다는 뜻으로 보이고, 대외관계를 전면적으로 확대발전시키겠다는 표현으로 봐서는 과격한 행동보다는 대외 협조적인 태도로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합니다.

북한의 단촐한 발표 문구 하나로 해석한 것들인데 사실 코끼리 만지는 수준입니다. 김 위원장의 연설 내용이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는 한 북한이 의도하는 정확한 맥락을 파악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0108 안정식 취재파일용] 북한 당 대회 (사진=연합뉴스)

● 북한의 관망 자세 계속되나

당 대회가 아직 좀 더 남아있기 때문에 자세한 회의 내용이 추후 공개될지는 봐야겠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 매체가 보도한 모습으로만 보면 북한은 이번 당 대회 보도에 소극적입니다.

북한 최대의 정치행사에 대해 소극적으로 보도하는 이유는 뭘까요. 정세가 유동적인 상황에서 대외적으로 북한의 전략을 세세히 공개하기에는 아직은 부담스럽다는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당 대회 결정서 같은 최종 결과 발표를 봐야겠지만 북한의 조심스러운 관망 자세가 좀 더 계속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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