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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대한체육회장, 누구를 뽑아야 하나?

[취재파일] 대한체육회장, 누구를 뽑아야 하나?

권종오 기자 kjo@sbs.co.kr

작성 2021.01.08 09:48 수정 2021.01.08 11:0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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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이제 10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후보 등록을 마친 4명의 후보는 내일(9일)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첫 합동토론회를 펼치는데 토론회 전 과정은 실시간으로 온라인 중계됩니다.

2천170명의 선거인단은 오는 18일 사상 처음으로 모바일 투표를 통해 차기 대한체육회장을 선출합니다. 선거인단 가운데 이미 누구에게 표를 던질지 결심한 사람도 있고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대한체육회장이 한국 스포츠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할 때 선거인단 대부분은 지연이나 학연 등 개인적 친소 관계를 떠나 각 후보들이 발표한 공약과 비전, 후보들의 능력과 도덕성, 토론회 내용 등을 꼼꼼히 살핀 뒤 한 표를 행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 한국 체육인들은 누구를 대한체육회장으로 뽑아야 할까요? 이번에 출마한 4명의 후보들은 저마다 장점과 함께 단점도 갖고 있어 어느 한 명이 탁월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입니다. 결국 후보들의 면면을 철저하게 파악해 조금이라도 다 나은 후보를 선택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그동안 많은 국내 체육인들을 취재했는데, 4명의 후보에 그들이 말하는 공통점을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사진=연합뉴스)
먼저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입니다. 체육인들 사이에서 호불호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인물입니다. 엄청난 친화력과 '마당발'로 불릴 만큼 풍부한 인맥은 그의 대표적 장점으로 꼽힙니다. 이런 무기를 앞세워 그는 쉽게 따내기 힘든 예산을 확보해 각 경기단체 직원들의 급여를 인상시켰습니다. 수백억 원을 들여 전남 장흥에 짓고 있는 체육인교육센터도 그의 업적으로 평가됩니다. 대한수영연맹 회장과 2012 런던올림픽 선수단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등을 거치며 체육계에서 잔뼈가 굵어 현안에 정통한 데다 정부에 맞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분리를 결사반대할 정도의 뚝심도 갖고 있습니다. 현직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란 점도 강점입니다.

하지만 회장 재직 시 발생한 '쇼트트랙 조재범 코치 사건'과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은 대표적인 감점 요인으로 꼽힙니다. 비리 인사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로 폭력과 성폭력을 근절시키지 못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체육계 혁신과 인권 보호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강신욱 단국대학교 교수 (사진=연합뉴스)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한 강신욱 단국대 교수는 이기흥 회장과는 상반되는 면모를 갖고 있습니다. 하키인 출신으로 지도자와 대학교수를 모두 경험해 체육 현장과 이론, 정책에 두루 정통하다는 게 강점입니다. 온화한 인품에 합리적인 업무 처리로 체육계 인사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점은 지명도와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즉 '외풍'으로부터 대한체육회를 지키고 예산을 넉넉하게 확보하려면 정관계를 움직일 힘이 있어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불안하다는 지적입니다.

유튜브로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한 유준상 요트협회장 (사진=유튜브 유준상 TV 캡처)
가장 나이가 많은 유준상 후보는 특이한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여야를 넘나들며 정치 활동을 펼쳐 이기흥 회장 못지않게 '지인'이 무척 많습니다. 79살이란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강철 체력'도 갖고 있습니다. 대한인라인롤러연맹 회장, 대한요트협회장을 지내며 체육계와 꾸준히 인연을 맺어 왔고 우리 체육계의 병폐에 대해 예리한 시각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50대 이하의 선거인단에게는 지명도가 떨어지는 데다 이른바 체육계 '주류'가 아니어서 전국적인 '지지세'를 결집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입니다.

이종걸, 대한체육회장 출마 선언 (사진=연합뉴스)
10년간 대한농구협회장을 지낸 이종걸 후보는 최고 명문가 출신의 '금수저'로 불립니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엘리트로 5선 국회의원을 지내 지명도와 중량감이 최대 강점입니다. 또 현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어 당선될 경우 누구보다 정부의 협조를 이끌어내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후보 등록을 앞두고 그가 보인 행태는 커다란 감점 요인입니다. 사실상 장영달 우석대 명예총장의 '대타'로 가장 늦게 출마 선언을 한 뒤 다음날 오전에는 돌연 출마를 포기하고 강신욱 후보를 지지했다가, 그날 오후 5시 56분에 등록 마감을 4분 넘겨놓고 가까스로 후보 등록을 마치는, 이해하기 힘든 '오락가락 행보'로 체육계를 무시하는 것 아니냐는 거센 비판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1920년에 출범한 대한체육회(당시 조선체육회)는 어느덧 100살이 넘었습니다. 이번에 선출되는 대한체육회장은 새로운 100년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하고 엘리트 체육, 생활 체육, 학교 체육 3바퀴의 선순환, 체육회 재정 자립 등 숱한 과제를 앞장서 해결해야 할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이번 선거가 갖는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것도 이 때문입니다. 남은 10일 동안 투표권을 갖고 있는 2천170명 선거인단 전원이 매의 눈으로 4명의 후보를 면밀히 관찰해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기대해봅니다.

(사진=유튜브 유준상 TV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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