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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손길 피할 땐 학대 의심"…구체적 지침 필요

<앵커>

세상을 떠난 정인이에 대한 안타까움 속에 정인이처럼 의사 표현을 하기 어려운 어린 아기들의 학대 피해를 어떻게 하면 일찍 발견해서 조치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습니다. 가령, 아이가 부모 손길을 피하지는 않는지를 비롯해서 학대 징후를 파악할 수 있는 행동 관찰이 중요한데요.

남주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은 아이의 표정과 행동을 꼼꼼하게 관찰해 기록합니다.

선생님을 슬쩍 쳐다보고 손을 마주치던 한 아이는, 몇 개월 뒤 손을 들고 대답하고 자주 웃는 태도로 달라졌습니다.

반면 홀트아동복지회의 가정조사보고서에는 정인이와 가족의 애착 관계가 안정적이라고만 적혀 있고, 구체적인 관찰 내용은 없습니다.

[신의진/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 부모하고 애착을 그 나이에 맞게 잘 맺고 있다는 행동적인 증거를 기술한 건 전혀 없어요. (입양된) 아이와 부모가 잘 지내는지를 점검해주는 시스템은 지금 거의 없다….]

전문가가 직접 가지 않더라도, 부모가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을 때 아이의 반응을 보는 간단한 방법도 있고 부모의 손길을 피하지는 않는지, 눈은 잘 마주치는지, 여러 개의 멍이나 부상이 재발하지는 않는지, 구체적인 문항을 만들어 점검하고 그 결과를 전문가가 검토할 수도 있습니다

[신의진/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 만 세 살 이하의 자기 보고를 잘 못 하는 아이들은 보통의 기술로는 잘 평가 못 해요. 부모한테 속절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거예요.]

미국에서는 아동 학대 피해자가 만 1세 이하에서 압도적으로 많고 나이가 많아질수록 줄어드는데, 우리나라는 그 반대입니다.

말 못 하는 학대 피해 아동들이 방치되고 있는 건 아닌지, 시스템을 점검해봐야 합니다.

(영상취재 : 박승원,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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